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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활짝 열린 지갑…韓관광적자 100억달러 넘었다
    입력 2025.03.0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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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지난해 우리나라의 관광수지 적자가 6년 만에 100억달러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한 해에만 15조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한 것인데,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입국이 늘어나면서 관광수입이 10% 가까이 늘었지만, 이를 훌쩍 뛰어넘는 우리 관광객의 해외여행 지출이 대규모 적자로 이어졌다.

4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관광수지 적자는 전년(96억9220만달러) 대비 3.6% 증가한 100억3820만달러(약 14조670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관광 수입은 164억5430만달러(약 24조400억원)로 전년 대비 13억8890만달러 증가했지만 관광 지출이 이보다 큰 폭(17억3490만달러)으로 늘어난 264억9250만달러(약 38조7000억원)를 기록하며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관광수지 적자가 100억달러를 넘긴 것은 2018년 이후 6년 만이다. 우리나라의 관광수지 적자는 2017년 사상 최대인 146억9590만달러(약 21조4700억원)를 기록했고, 이듬해에도 소폭 줄었으나 132억78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해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사드(THAAD) 도입과 관련해 중국에서 비공식적으로 한국 여행 금지령이 내려진 데 따른 결과였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관광산업 자체가 축소되며 2020년 적자 규모가 31억7530만달러까지 축소됐지만 이후 매년 규모를 다시 키워가며 4년 새 3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해 관광수지 적자 폭이 다시 한번 100억달러를 넘긴 데는 면세점 매출 저하와 크루즈 여행객의 짧은 체류가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우선 면세점 매출 감소가 지목된다. 2019년 178억4205만달러(약 26조700억원)로 고점을 찍었던 국내 면세점의 외국인 매출액은 이후 꾸준히 축소돼 2023년 84억6604만달러로 4년 만에 반 토막이 났고, 지난해 81억6102만달러(약 11조9200억원)로 3.6% 축소돼 한 걸음 더 뒷걸음쳤다.

아울러 국내에 입국한 해외여행객 중 크루즈 여행객이 늘어난 점도 관광 수입 회복이 둔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19년 17만1000명 수준이던 크루즈 여행객은 2023년 20만2000명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73만1000명으로 훌쩍 뛰었다. 다만 크루즈 여행을 통해 국내에 입국한 관광객은 체류 기간이 짧고 소비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방문객 수 증가에는 기여하지만 실제 관광 수입 확대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밖에도 지출 규모가 큰 사업 목적의 방한 비율이 감소한 것도 관광 수입 회복 속도를 저하시킨 주요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사업 목적의 방한 비율은 2019년 17.9%에서 2023년 18.6%로 증가했지만 지난해에는 14.7%로 하락했다. 이는 고액 지출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 여행객 수요가 줄어들면서 관광 수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합뉴스

국내 관광수지 적자 확대는 국내 관광산업이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글로벌 관광산업의 수혜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글로벌 여행 수요는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9년에는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듬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급격히 감소했지만 2022년부터 강력한 반등세를 보이며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관광 수입은 약 1조6000억달러로 2019년(1조4900억달러) 대비 7.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 한국의 관광 수입은 165억달러로 2019년(207억달러) 수준에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업황 대비 우리나라의 관광실적이 뒤처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위험요인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관광객 중 중국인의 비중은 28.1%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문제는 중국이 부동산 시장 침체의 장기화와 이에 따른 자산 가치 하락 등으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해외여행 시장에서 이전만큼 강력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2019년 4604만명에 달했던 아시아 지역 중국인 방문객 수는 지난해 2583만명으로 36.4% 감소하며 아시아 관광 수요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혔다. 홍석원 야놀자리서치 수석연구원은 "중국에 의존적인 구조를 안정적인 다변화 구조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글로벌 관광 트렌드에 맞춘 맞춤형 마케팅 전략과 다각화된 관광 상품 개발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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