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오뚜기가 일시 중단한 홈플러스 납품을 7일 재개했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이후 주요 납품사들의 공급 중단으로 위기에 처했으나, 일부 납품업체와 협의를 마치며 한숨을 돌렸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홈플러스와 대금 관련 협의를 마무리하고 제품 공급을 재개했다. 앞서 오뚜기, LG전자, 롯데웰푸드, 동서식품, 삼양식품 등 주요 납품사들은 1월 영업 대금 미정산 문제로 납품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이에 홈플러스는 다음 주부터 대금을 정상 지급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신선식품 중심의 납품사와 먼저 대금 지급 관련 협의를 마친 것으로 안다"면서 "제품의 유통기한이 길고 재고가 많은 납품사와는 아직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LG전자, 동서식품, 삼양식품, 롯데웰푸드 등 일부 업체는 여전히 공급을 중단한 상태다. 이들 납품사는 명확한 대금 지급 계획과 보장이 있어야 거래를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신선식품 중심의 납품사들과는 협의가 어느 정도 이뤄졌지만, 유통기한이 긴 제품을 취급하는 업체들과는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홈플러스가 일단 큰 고비를 넘겼지만, 물품 부족 사태가 완전히 해소될지는 미지수다. 협력업체, 임차인(테넌트), 하도급업체들은 홈플러스의 자금 집행 계획이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홈플러스의 납품업체는 1800여 개, 테넌트는 8000곳에 이른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납품 대금을 순차적으로 지급하고 기업회생 개시일인 3월 4일 이후 매출은 계약에 명시된 날짜에 정상적으로 대금을 지급하겠다고 말하지만, 여전히 내부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면서 "홈플러스가 금융권에서 자금 조달이 봉쇄돼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으로 운영할 것으로 보이는데, 자금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홈플러스 매출 의존도가 높은 중소 협력업체들은 납품 대금 지급이 지연될 경우 심각한 자금난을 겪을 수 있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협력사 가운데 대기업은 그나마 버틸 여력이 있지만, 홈플러스 매출에 크게 의존하는 중소기업은 자금난으로 인해 존폐 위기에 몰릴 수도 있다. 자금 회전이 빠듯한 중소기업은 납품 대금 지급이 장기간 지연되면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이번 주말까지 홈플러스가 남은 납품사들과 원활한 협상을 마칠 수 있을지가 사태 해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홈플러스 측은 "현재 가용 현금 잔액은 3090억 원이며, 3월 한 달 동안 유입될 예상 순현금이 3000억 원으로, 총 60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확보된 상태"라며 "일반 상거래 채권 지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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