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IBM 양자컴퓨터 부문을 총괄하는 고위 책임자가 4년 안에 최초의 '무결성' 양자컴퓨터를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스스로 오류를 수정하는 단계까지 상용화 수준을 높여 양자 우위(Quantum Advantage)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IBM은 올해 하반기 고성능 컴퓨터(HPC)와 양자컴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슈퍼컴퓨터부터 공개할 계획이다.
IBM은 한국과의 협력도 강조했다. 이미 연세대와 함께 과학기술 연구 등에 투입될 양자컴퓨터 'IBM 퀀텀시스템 원'을 국내 최초로 도입한 바 있다. 한국의 양자컴퓨팅 수준에 대해서는 '시작은 다소 늦은 감이 있었지만, 그만큼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제이 감베타 IBM 퀀텀 수석 연구원 겸 부사장은 7일 인천 송도 연세대 국제캠퍼스 양자컴퓨팅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그는 IBM의 개발·시장 전략을 묻는 말에 "우리의 전략은 알고리즘을 계속 고도화하면서 업그레이드를 지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9년쯤 되면 우리 계획상 스스로 오류에 대한 내성을 갖는 최초의 양자컴퓨터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며 "그 시점까지 양자 우위를 입증해낸다면 앞으로 양자컴퓨팅 기술을 어떻게 상용화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과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양자컴퓨팅 업계의 가장 큰 난제는 '오류'다. 양자 역학의 근본적인 성질로 인해 난수 계산에서 발생하는 문제다. 큐비트(연산 단위)에 입력된 정보가 외부 환경과 조작의 영향에 취약하다 보니 연산 규모나 컴퓨팅 규모가 커지면 오류도 함께 늘어나는 것이다. 감베타 부사장이 언급한 '무결성'은 양자 오류 수정(QEC·Quantum Error Correction) 과제를 해결한 단계를 뜻하며, 오류 문제가 해결되면 양자컴퓨터가 산업 전반에 보다 널리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감베타 부사장은 기존에 공개됐던 올해 하반기 '하이브리드컴' 발표 계획도 재차 강조했다. IBM은 고전 방식의 슈퍼컴퓨터와 양자컴퓨터를 결합한 '퀀텀 센트릭 슈퍼컴퓨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보다 안정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컴퓨팅 자원이 될 거란 게 IBM 설명이다.
'한국 시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한국도 정부 차원에서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 성과가 없지 않느냐'고 묻는 말에 "시작이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그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며 "한국 시장에서 재료 부문이나 생물물리학(Biophysics) 등 양자컴퓨터 활용을 실현하는 연구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양자컴퓨터 발전을 위해 한국에 필요한 과제'를 묻자 "한국에게 가장 중요한 건 알고리즘 연구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IBM과 연세대가 한국에 양자컴퓨터 'IBM 퀀텀시스템 원'을 설치한 뒤 사용 성장세가 상당히 빠르게 올라왔고, 이미 풀캐파 수준"이라며 "이 정도로 활용된다는 건 한국도 본격적인 알고리즘 연구에 돌입할 준비가 됐다는 뜻"이라고 했다.
감베타 부사장은 "머지않은 미래에 한국에서 더 많은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미 한국 스타트업들이 양자컴퓨팅 연구를 통해 화학 관련 솔루션을 만드는 등 소기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한국 시장의 잠재력이 정말 크다고 본다"고 격려했다. 이어 "알고리즘 연구는 하이브리드컴 활용을 통해 보다 활성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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