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내 자동차 생산 글로벌 순위가 내수 부진 여파로 6위에서 7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9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2024년 세계 자동차 생산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전 세계 자동차 생산 순위를 국가별로 보면 1위 중국, 2위 미국, 3위 일본, 4위 인도로, 이들은 4년 연속 자동차 생산 톱4 자리를 유지했다. 5위는 독일이었고, 멕시코가 한국을 제치고 6위에 올랐다.
국내 자동차 생산은 수출 대수가 278만대로 0.6% 증가했지만, 전체 생산량은 내수 부진으로 인해 전년 대비 2.7% 감소한 413만대를 기록했다. 보고서가 밝힌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생산은 전년 대비 0.5% 감소한 9395만대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때 15.4% 급감한 이후 처음으로 감소 전환한 것이다.
글로벌 자동차 생산 감소는 토요타, 혼다 등 일부 업체의 품질 인증 부정 문제로 인한 일본(-8.5%) 생산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고, 태국(-20.0%), 한국(-2.7%), 스페인(-3.0%) 등에서도 생산이 감소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미국·일본·인도 4개국의 생산은 글로벌 전체 자동차 생산의 59.7%를 차지했다. 특히 중국은 정부 주도의 내수 진작과 수출 장려 정책으로 인해 지난해 자동차 생산이 전년 대비 3.7% 증가한 3128만대를 기록해 16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미국은 내수 판매 증가에도(1596만대, 2.2% 증가) 불구하고 제조업체들이 재고 관리에 집중하면서 생산은 0.7% 줄어든 1056만대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한국 자동차 산업이 내수시장의 한계와 글로벌 경쟁 심화 등 대내외적 도전과제로 인해 산업 기반이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잠재 수요가 적은 한계를 갖고 있어 올해 내수가 전년 대비 회복세를 보이더라도 생산 확대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또 중국 업계의 글로벌 시장 지배력 강화와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은 수출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협회는 이처럼 급변하는 경영 환경 변화에 제때 대응하지 못할 경우 한국이 경쟁력 약화로 글로벌 '톱10' 생산국에서 밀려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렇게 되면 부품업계 경영 악화와 고용 감소에 이어 전후방 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KAMA 관계자는 "국내 생산 규모 유지 및 확대라는 명확한 목표 아래 글로벌 선진국들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미래차 생산 및 설비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확대와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위한 내수 진작책과 더불어 국내 생산을 촉진하고 지원하는 '(가칭)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 등 정부 차원의 특단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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