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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대기업 사외이사 살펴보니…관료 늘고 학자 줄었다
    입력 2025.03.10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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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3월 주주총회 시즌에 맞춰 대기업 사외이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학자 출신은 줄어들고 고위공직자를 역임한 관료 출신은 늘어나는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장·차관 출신 영입이 두드러졌는데, 기업들이 규제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정책 대응력을 높이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019년과 2025년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 특징 비교·분석'을 통해 이 같은 결과가 도출됐다고 10일 밝혔다. 조사는 국내 50대 그룹 주요 계열사 등에서 6년 임기를 모두 채우고 사외이사를 의무 교체해야 하는 기업 중 지난 7일까지 이사회소집의결서를 제출한 42곳을 대상으로 했다. 자본시장법상 같은 회사에서 사외이사로 재임할 수 있는 기간은 최대 6년이다. 2019년 이사회에 참여했다면 올해 주총 이전에 교체해야 한다.

올해 영입된 신규 사외이사는 관료 출신들이 대거 전진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차관급 인사는 2019년 2명에서 올해 8명으로 크게 늘었다. 대부분 삼성 계열사에서 이런 사례가 나왔다. ▲삼성생명보험(구윤철 전 기획재정부 2차관 및 국무조정실장) ▲삼성중공업(김상규 전 조달청장 및 감사원 감사위원) ▲삼성E&A(문승욱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삼성바이오로직스(이호승 전 기획재정부 1차관 및 대통령실 정책실장) 등이다.

이 밖에도 ▲DB하이텍(홍남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정섭 전 환경부 차관) ▲SBS(임환수 전 국세청장·최윤수 전 국가정보원 2차장) 등 기업에서 장·차관급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검사 등 율사 출신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올해 6명이 새로 선임됐는데, 5명이 판사 출신이다. 김창보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SK텔레콤, 김무겸 로고스 변호사(전 서울고법 판사)는 두산밥캣 사외이사로 추천됐다.

반면, 교수 등 학자 출신 비중은 2019년 48.2%에서 올해 38.2%로 대폭 낮아졌다. 학자 출신 가운데선 재무·회계를 비롯한 경영학 관련 교수가 71.4%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이공계열 분야 교수는 28.6%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이공계열 교수는 ▲이혁재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삼성전자 사외이사) ▲정진택 고려대 기계공학부 교수(두산에너빌리티) ▲김찬우 고려대 인공지능학 교수(현대위아) 등이 신규 사외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진택 교수는 고려대 총장을 지냈고 김찬우 교수는 삼성전자 글로벌AI센터 담당 부사장으로 재직했다.

일부 기업들은 이사회 규모를 소폭 축소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2019년부터 활동해온 사외이사(올해 의무교체 대상) 가운데 1명의 자리를 공석으로 남겨두면서 사외이사가 6명에서 5명으로 줄었다. 한국CXO연구소는 향후 사외이사에 대한 책임 강화되면서 점차 이사회를 축소하려는 기류가 강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여성 사외이사는 같은 기간 5.4%에서 7.3%로 늘었다. 올해 현대차·SK바이오팜·한진칼·LG헬로비전 등 기업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새로 배출했다. 현대차는 김수이 전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 글로벌 PE 대표, SK바이오팜은 조경선 전 신한DS 대표이사를 영입했다. 한진칼은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지낸 조인영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LG헬로비전은 재무 분야를 전공한 최수정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를 새로운 이사회 멤버로 낙점했다.

오일선 소장은 "올해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 중 70% 정도는 다른 회사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는 참신한 인물로 채워졌다"면서도 "올해 6년 임기가 끝나자마자 다른 회사로 바로 자리를 옮긴 사례도 10% 수준이라 '사외이사 돌려막기' 현상이 여전했다"고 평가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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