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롯데하이마트가 다음 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방문판매업과 조립PC 등 부대사업을 운영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을 추진한다. 오프라인 가전양판 시장이 정체한 상황에서 신규 사업을 모색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연 매출 2조3000억원과 영업이익 100억원 달성을 목표로 '고객 경험 강화'를 내세운 가운데,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려는 새로운 시도가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오는 20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에 '전자·전기·통신기계기구 및 관련기기, 기타 관련 부속품의 제조'와 '방문판매 및 이에 부수하는 서비스업'을 추가하는 안건을 다룬다. 이 가운데 방문판매를 신규 사업목적으로 추가하는 안건이 눈에 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에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노약자 등의 고객에 대한 상담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며 "고령화 사회에 대한 사전 대처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가전 설치 기사나 전문 상담사가 가정에 방문해 연계 상품을 추천하거나 효율성 높은 제품 등 소개하고, 구매를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구독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케어서비스를 받는 고객들이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직원들을 통해 집안의 구조나 크기에 맞는 제품을 추천받고, 이를 통해 추가 구매로 이어지는 효과가 작지 않다고 본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가정에 방문해 접점을 만들어내면 냉장고나 세탁기 등 기존 품목과 연계한 다양한 제품을 안내할 기회가 늘어난다"며 "구독 서비스를 확장하는 데는 고객의 집에 입성하는 기회를 늘리기 위한 목적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롯데하이마트도 가전 케어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2023년부터 80여개 매장에서 관련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마트 안심 케어(Care)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전문 설치 기사나 판촉 담당 사원이 방문판매를 지원하는 형태의 사업을 추가해 기존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영업 전략을 넘어선 맞춤형 서비스를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전자·전기·통신기계기구 및 관련기기, 기타 관련 부속품의 제조 사업은 조립PC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기존에는 사양별로 매장에서 조립PC를 판매했는데, 향후 고객이 원하는 스펙을 주문에 따라 다양하게 제작해 준다는 것이 골자다.
롯데하이마트가 이처럼 신규 사업을 정관에 추가하는 것은 수익성 강화 차원이다. 2020년 4조원대였던 회사의 매출은 계속 감소해 지난해 2조3567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1600억원이던 영업이익도 2022년 -52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지난해에는 대법원 판결에 따른 통상임금 기준이 바뀌면서 17억원 흑자를 내는 데 그쳤다. 국내 가전양판 사업이 내림세인데다, 온라인 구매 채널 등 경쟁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1월 임시주총을 통해 가구·인테리어 매장에서 롯데하이마트가 판매하는 가전제품을 함께 전시하는 숍인숍 형태의 프랜차이즈·가맹사업을 정관에 추가하는 등 신규 먹거리 발굴을 검토 중이다. 여기에 글로벌 유명 브랜드를 포함한 판매 제품의 사후서비스(AS)를 강화하고, 자체브랜드(PB)와 해외브랜드 비중도 늘려 차별화 상품을 확대할 방침이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준비해 온 새로운 PB브랜드를 이르면 4월 중 공식 론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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