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우리 경제가 오랜 기간 고수해 온 제조업 중심 '수출 주도 성장'이 최근 한계에 봉착함에 따라 앞으론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2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의원회'의 출범 회의를 열었다. 회의는 여야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한국경제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모임'이 초청된 가운데서 열렸다.
한경협은 1961년 창립한 이래 서비스산업위원회를 처음으로 출범시켰다. 이 위원회를 통해 낙후된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다양한 정책들을 정부와 관련 기관 등에 건의할 방침이다.
위원회는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 정호석 호텔롯데 대표, 이재상 하이브 대표, 최정호 대한항공 부사장, 조영석 CJ 부사장 등 15명이 운영위원으로 참여한다. 자문위원으로 이동일 세종대 교수 등 4명도 힘을 보탠다.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한 과제'를 주제로 열린 이 날 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우리 경제는 보호무역의 확대로 제조업 중심의 수출주도 경제성장 전략이 한계에 봉착했다"며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산업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재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선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보호무역이 확산되고 세계 교역량 증가율, 세계 경제성장률이 둔화하면서 수출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우리 경제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원회는 서비스산업을 통해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한국은행이 2020년 집계한 '부가가치유발계수'에 따르면, 서비스업은 0.89로 0.67을 기록한 제조업보다 컸다. 고용유발계수 역시 서비스업은 10억원을 투입했을 때 8.62명이 일자리를 얻는 것으로 나타나, 4.74명으로 집계된 제조업보다 고용 효과가 컸다.
김 위원장은 "서비스산업에 대한 정책지원을 제조업 수준으로 강화하고 규제를 선진국 수준으로 완화해 기업투자를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비스산업 인력 양성 등 체계적인 지원체계 마련을 위한 '서비스산업 발전 기본법'의 조속한 마련도 촉구했다. 이 법안은 18대 국회 때 정부가 발의한 후 22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통과되지 않고 계류돼 있다.
박정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서비스산업은 소규모 영세업체, 저부가가치 업종 중심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면서 "인공지능(AI), 자동화, 로봇 기술의 활용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의 접목으로 서비스산업의 미래를 견인할 역량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서비스산업이 한국경제의 도약을 이끌기 위해서는 국민의 서비스산업에 대한 저평가 인식 개선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라고도 주장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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