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올해부터 군부대 급식 시장이 전면 개방되면서 민간 급식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외식물가 상승으로 구내식당 이용객이 늘면서 단체급식 시장이 급성장한 가운데 새로운 먹거리를 둘러싼 치열한 업계 경쟁이 예상된다.
14일 급식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민간 위탁 부대를 49개로 확대하고, 최소 23개 부대에 대한 급식 사업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방위사업청 국방전자조달시스템에는 최근 한 달간 5군수지원사령부 급식위탁배송, 제5067부대 간부식당, 육군훈련소 30연대 병영식당 민간위탁급식 등 총 400억원 규모의 입찰 공고가 올라왔다.
업계는 큰 규모의 물량은 아니지만,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 먹거리 발굴에 고심하던 업체들에 새 시장이 열렸다고 판단해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급식학회에 따르면 군부대 급식 시장은 약 2조원 규모로, 기존 민간 급식 시장(약 7조원)과 합하면 9조원에 달한다. 그동안 대기업의 진입이 제한됐으나, 정부는 부실 급식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2023년부터 점진적으로 개방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경쟁입찰 비율을 70%로 높였으며, 올해부터는 전면 개방한다.
군 급식 단가는 하루 1만3000원(끼니당 4300원)으로, 일반 산업체 급식(끼니당 6000~7000원)보다 낮아 수익성이 높지 않다. 그런데도 업체들이 군부대급식에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안정적인 식수 확보와 향후 식자재 유통 등 다양한 사업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급식 운영 외에도 식자재 유통을 병행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
초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군부대 급식 입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삼성웰스토리는 육군사관학교(127억원)와 육군3사관학교(102억원) 급식 사업자로 선정됐다. 아워홈은 공군 제20전투비행단 병사식당(427억원)과 육군 제1989부대 병영식당(107억원) 운영권을 수주했다.
업체들은 간편조리제품, 닭불고기 등 다양한 식자재 공급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한국식품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4개 식품업체는 군부대에 240개의 품목을 납품했다. 지난해(172개)보다 39% 증가한 규모다. 납품업체는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대상, 동원F&B, CJ제일제당, 신세계푸드, 샘표식품, 오뚜기, CJ프레시웨이 등이다.
국내 단체급식 시장은 삼성웰스토리, 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 아워홈 등 상위 4개 사가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급식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급식업체들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업계 1위인 삼성웰스토리는 지난해 급식사업에서 전년보다 6% 증가한 1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매출액 중 급식사업은 60% 비중을 차지한다.
같은기간 현대그린푸드의 급식 매출액은 약 1조원으로, 전체 매출의 47% 수준이다. 현대그린푸드는 국내외 약 700여곳에서 급식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 기아차 등 대형 고객사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신규 고객사를 지속해서 유치 중이다. 아워홈과 CJ프레시웨이는 각각 9000억원(추정), 778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업계는 기업 복지 확대, 학교 무상급식 정책, 병원·군부대·복지시설 급식 강화 등에 힘입어 시장이 꾸준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급식학회에 따르면, 국내 하루 급식 이용 인원은 약 1700만 명으로 국민 3명 중 1명이 급식을 이용했다. 급식업계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단체급식 시장은 당분간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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