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스마트팩토리 사업에 중국 로봇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로봇 기술력이 한국을 뛰어넘고 절반 이하 가격에 판매되면서 가전제품·반도체·배터리 제조 현장에 중국 기업들이 밀려오는 모양새다.
1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자사 스마트팩토리 라인은 물론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스마트팩토리 사업에 중국 로봇 도입을 논의중이다.
이번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중국 로봇을 일본과 유럽 로봇과 비교하면 성능은 비슷한데 가격은 절반 이하”라며 “새롭게 검토하고 있는 (공장)라인에서 중국 로봇을 도입해서 검증하고 테스트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LG전자는 그동안 스마트팩토리에서 야스카와 등 일본·유럽 기업 등을 사용했으나,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 상승과 저렴한 가격으로 중국산 로봇 도입을 검토하는 상황.
전자업계 관계자는 “유니버설로봇의 경우 5kg 짜리 협동로봇 가격이 2500만~3000만원 이상인데 중국은 1000만원밖에 안 한다. 용접 등 고정밀 작업에선 아직 좀 꺼려지지만 일반 조립 작업에선 적극 도입해 볼 것"이라며 "외부 고객들도 중국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도입하려는 중국 로봇은 ‘파이리노(Fairino)’의 협동로봇으로 알려졌다. 파이리노는 저렴한 가격과 뛰어난 성능으로 최근 한국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업체다.
■“3년 뒤, 韓 제조현장 중국 로봇 춘추전국 시대 될 것”
LG전자뿐만이 아니다. 삼성SDI 등 국내 주요 제조 업체들 또한 중국 로봇을 속속 도입중이다.
삼성SDI는 이미 중국 로봇기업인 HIK로봇의 물류 로봇을 도입해 사용중이다. 한국 로봇기업 관계자는 “삼성, LG 등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제조 기업들이 최근 들어 중국 로봇을 많이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기술력에선 중국이 한국을 앞질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로봇의 성능은 파워와 리치(길이)로 파악된다. 얼마만큼 무거운 무게를 들 수 있고, 얼마만큼 멀리 있는 물건을 안정적으로 들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로봇은 들 수 있는 무게에 따라 소형(30kg 이하), 중형(30~300kg), 대형(300kg 이상)으로 나뉘는데, 중소형 영역에서 이미 중국 로봇의 파워와 리치가 한국 기업보다 더 뛰어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더구나 차세대 로봇으로 분류되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경우 중국이 더욱 큰 폭으로 앞서 있다고 말한다. 실제 LG전자는 중국의 대표 휴머노이드 업체인 유니트리의 로봇을 사와 연구 중이다.
중국 로봇 업체 관계자는 “3년 뒤면 한국 제조 현장은, 중국 로봇 기업들의 춘추전국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 로봇 관계자는 “솔직히 성능과 가격을 모두 비교하면 중국하고 비교 자체가 불가능”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들이 팔리는 이유는 ‘중국’ 기업이란 인식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팩토리에 중국 로봇을 사용함에 따라 원가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장기적으론 중국 기업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자체 산업용 로봇 브랜드와 모델이 있으나, 실제 제조 현장에 사용되는 로봇의 대부분은 수입산”이라며 “LG가 자체적으로 로봇을 개발하는 이유는 종속되지 않기 위함”이라고 해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팩토리 중국 로봇 도입에 대해 “고객사 관련 사항은 답변이 불가능하다”며 “자사 스마트팩토리 공급 업체에 대한 확인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