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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년차 맞는 온라인 마권…건전한 '소액 경마' 가능성 확인
    입력 2025.03.1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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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경마 산업 활성화'라는 기대와 '사행심 조장'이라는 우려 속에 지난해 6월 시작된 온라인 마권 정식발매가 소액으로 건전하게 경마를 즐기는 하나의 방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온라인 발매 서비스에 등록한 회원이 9만명을 넘어서며 이용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이용자의 90% 가까이가 1만원 이하로 경마를 즐기고 있다.

19일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온라인 마권을 구매할 수 있는 '더비온' 누적 등록자 수는 2월 말 기준 9만1943명으로 운영을 시작한 지난해 6월(6만1397명) 대비 3만546명(49.8%) 늘었다.

과천 경마장에서 코리아컵이 열리고 있다.

마사회 관계자는 "마사회는 당장의 양적 성장이 아닌 '건전한 구매'를 통한 경마 즐기기에 방점을 두고 온라인 마권발매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며 "당초 어디서나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이용자들이 자제력을 잃고 많은 금액을 베팅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구매액과 구매 연령 제한을 통해 온라인 발매가 경마 문화를 건전하게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마권 발매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6년 경마장 외에서 베팅할 수 있는 온라인 마권이 처음 도입됐지만, 법제처가 '경마장 외에서의 마권 발매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2009년 7월 폐지됐다. 이후 2019년 발생한 코로나19에 경마 중단 사태가 빚어지면서 2020년 1조888억원, 2021년 1조461억원으로 거의 5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사행성 조장 등 부작용을 우려해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던 정부도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보완장치 마련을 전제로 온라인 경마를 허용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다시 온라인을 허용하자는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이 사이 미국(2000년·주별로 상이)과 일본(2002년), 홍콩(2002년), 이탈리아(2007년), 프랑스(2010년), 싱가포르(2016년) 등에선 차례로 온라인 마권 발매를 시작했다.

결국 2023년 5월 온라인 경마 허용을 골자로 하는 '한국마사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면서 법적 근거가 마련됐고, 지난해 6월21일 온라인 마권 정식 발매가 시작됐다. 과천과 제주, 부산 등 전국 3개 경마장과 26개 장외발매소에서만 가능했던 마권 구매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국 마사회의 경마 온라인 베팅앱 '더비온'

마사회는 사행성 조장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경주당 구매 한도를 현장(10만원) 대비 절반 수준인 5만원으로 설정했다. 또 구매가능 연령은 21세로 상향했다. 경마접근성 확대가 젊은 층의 사행성을 부추길 것을 우려한 조치다. 온라인 마권을 발행하고 있는 싱가포르와 미국(일부 주)도 만 21세 이상만 참여가 가능하다. 가입 방법도 까다롭다. 본인 명의의 휴대기기를 통해서만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는 것은 물론, 온라인으로 마권을 구매하려면 사업장에 반드시 방문해 대면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온라인 마권시장 확대보다 사행성 저감과 우려 불식에 무게를 둔 셈이다.

경마산업 건전화를 위한 각종 조치에 2024년 온라인 마권 발매 이용자들의 건당 구매금액은 약 5000원으로 현장의 약 47% 수준에 머물렀다. 마사회 관계자는 "이용자들은 마권의 88%를 1만원 이하로 구매하며 소액으로 경마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며 "온라인 마권이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는 당초의 우려와 상반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마사회는 온라인 마권이 불법 도박시장을 흡수할 수 있도록 경쟁력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경마는 급격한 사행성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온라인 발매 규모를 경마 총매출의 10%로 제한하고 있다"며 "합법 사행산업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면 경쟁자인 불법 산업만 배 불리는 결과를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서 밝힌 불법 경마 규모는 2022년 기준 약 8조4500억원으로 2024년 합법 경마 매출보다 30% 크다.

마사회는 올해 온라인 마권발매 저변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다. 계절 축제 시기에 맞춰 신규 가입자에 대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경마공원을 방문한 신규고객에게 승마 체험 기회를 부여할 계획이다. 또 더비온 애플리케이션(앱) 고도화를 위한 전담 부서를 통해 증권사 수준의 안정적인 모바일 앱 서비스를 구축하기로 했다. 김종철 마사회 고객서비스본부장은 "지난 1년간 시범운영과 정식운영을 통해 마사회는 온라인 발매가 경마 문화를 건전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온라인 마권발매 서비스를 통해 경마에 대한 인식을 바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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