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대만 출장길에 올랐다. 세계적인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위 TSMC를 포함한 현지 반도체 기업들과의 회동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이번 주 초 대만으로 SK 일정차 출국했다"며 "현재 출장 중"이라고 밝혔다.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번 대만 출장에서 현지 반도체 기업들을 만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이 대만을 방문하는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그는 당시 대만 타이베이에서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과 함께 웨이저자 TSMC 회장과 회동을 가졌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TSMC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올해 역시 최 회장이 TSMC를 비롯해 대만 반도체 기업들과 회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D램 시장에서 세계 1위에 오른 SK하이닉스는 TSMC와의 기술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TSMC와 HBM4 개발과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4월 TSMC와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SK하이닉스는 HBM4 성능 향상을 위해 두뇌 역할을 하는 베이스다이 생산에 TSMC의 로직 선단 공정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 TSMC 주최로 열리는 기술 심포지엄에도 참가한다.
최 회장의 이번 대만 방문은 트럼프발 '관세 폭탄'과 격화하는 반도체·인공지능(AI) 경쟁 속에서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행보로도 풀이된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리밸런싱과 운영개선을 통해 미래 먹거리인 AI 분야에 투자하는 사업 재편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전자 기술 박람회 'CES 2025'에 참석한 것을 시작으로 2월에는 베트남과 미국 등 세계 각지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세계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최근 기업 총수들의 글로벌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역시 지난달 중국에서 베이징 샤오미 전기차 공장, 선전의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본사 등을 방문한 데 이어, 지난 2일에는 삼성전자의 소재·부품 협력사가 있는 일본으로 출국해 7박8일간 체류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일본에 반도체 패키징 기술 연구센터 '어드밴스드 패키징 랩(APL)'을 설립하고 일본 소재·부품·장비 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