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이코노미뉴스 김준수] 한·중 양국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각각 개최하는 것을 계기로 중국이 문화사절단을 한국에 파견하기로 하면서,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 해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3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APEC 정상회의 준비기구인 중국아태협력중심이 이르면 다음 달 한국에 문화사절단을 보낼 계획이다. 한한령으로 인해 지난 8년간 한국 콘텐츠의 중국 시장 진출이 막혀 있었던 만큼, 이번 문화사절단 방한이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화사절단의 규모와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올해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회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를 앞두고 양국 간 문화 교류를 활성화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한령이 점진적으로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한령은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중국 정부가 한국 드라마, 영화, 게임 등의 콘텐츠 수입을 제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한한령은 공식적으로 인정되지 않았으나, 사실상 한국 콘텐츠의 중국 진출이 막혀 있는 상황이 지속되었다.
이달 초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을 계기로 중국을 방문한 우원식 국회의장도 시진핑 주석과의 만남에서 한한령 해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 의장은 "한국에서는 중국의 영화, 드라마, 게임을 자유롭게 접할 수 있지만, 중국에서는 한국 콘텐츠를 쉽게 찾기 어렵다"며 문화 교류 확대를 요청했다. 이에 시 주석은 "문화 교류는 양국 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한한령이 전격적으로 해제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도 있다. 중국 정부는 한한령의 존재 자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이를 공식적으로 해제하기보다는 점진적인 개방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한한령 해제를 위해서는 공연, 영화, 드라마, 게임 등 각 분야의 허가 기관이 움직여야 한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변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올해와 내년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한령 해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한국 콘텐츠 업계와 한류 팬들은 한한령이 해제되어 다시금 중국 시장이 열릴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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