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구자은 회장이 부당 내부거래 혐의로 형사 재판을 앞둔 가운데, 계열사들의 잇따른 기업공개(IPO) 추진으로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구 회장이 “중복상장이 문제라고 생각하면 주식을 사지 않으면 된다”는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확산됐으며, 이 여파로 단 하루 만에 LS그룹의 시가총액이 6500억 원 넘게 증발했다.
구자은 회장은 올해 취임 4년 차로,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번 사건은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가 LS그룹의 계열사 LS글로벌에 대한 부당 지원을 적발하면서 시작됐다. 공정위는 LS그룹이 총수 일가가 공동 출자한 LS글로벌을 전선 원재료인 전기동(구리) 거래 과정에 끼워 넣고 통행세를 챙기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했다고 판단, 과징금 2596억 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LS그룹은 14년간 약 21조 원 규모의 부당 거래를 진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LS그룹이 계열사들의 연이은 IPO를 추진하면서 ‘중복상장’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의 자회사 KOC전기가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배포했으며, 미국 계열사 에식스솔루션즈 역시 국내 증시 상장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LS그룹은 ㈜LS 지주회사 아래 가온전선, LS일렉트릭, LS마린솔루션, LS네트웍스, LS에코에너지, LS증권, LS머트리얼즈 등 7개 계열사가 상장되어 있으며, 여기에 E1, 예스코홀딩스, KOC전기, 에식스솔루션즈 등의 추가 상장으로 그룹 내 상장사가 15개 안팎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LS그룹의 이러한 공격적인 IPO 전략이 기업 가치를 희석시키는 ‘쪼개기 상장’에 해당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한국 증시가 해외 기업에 비해 저평가받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과도한 자회사 상장이라는 점에서, LS그룹의 행보가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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