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0
5
0
오피니언
SF 속 세계관, 수학 공식으로 만들어 보니…[달콤한 사이언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입력 2025.01.25 10:50
    0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원작자로 유명한 조지 R.R. 마틴이 주도해 미국의 현대 SF 작가 43명이 쓴 의 연작 SF ‘와일드카드’ 표지. 참여 작가 중 한 명이기도 한 물리학자 이안 트레길리스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가상의 바이러스 움직임을 수학적으로 풀어냈다.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원작자로 유명한 조지 R.R. 마틴이 주도해 미국의 현대 SF 작가 43명이 쓴 의 연작 SF ‘와일드카드’ 표지. 참여 작가 중 한 명이기도 한 물리학자 이안 트레길리스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가상의 바이러스 움직임을 수학적으로 풀어냈다.

SF의 핵심은 상상력이다. 그렇지만, 허황한 내용으로만 채워지면 ‘사이언스 픽션’(과학소설)이 아니라 판타지 소설이나 공상 소설에 그치게 된다. 이 때문에 많은 SF 작가는 작품 속에 과학 원리를 적용하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작가들이 있다. SF 속 가상의 우주에서 설정된 상황을 공식으로 만든 것이다.

주인공은 물리학자 이안 트레길리스. 미국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 연구원인 트레길리스 박사는 SF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원작자로 유명한 조지 R.R. 마틴이 주도해 미국의 현대 SF 작가 43명의 연작 SF ‘와일드카드’ 저자로 참여했다.

‘와일드카드’는 1987년 1권 출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30권이 출간돼, 세계관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는 슈퍼 히어로 물이다. 이 작품도 최근 NBC TV 시리즈로 제작됐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대체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작품은 감염자의 유전자를 변형해 돌연변이로 만드는 외계 바이러스가 지구에 유입되면서 전 세계에 퍼져 나간다는 가상의 사건으로 시작된다.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90%가 사망하고, 9%는 ‘조커’라는 돌연변이체가 되고, 1%만 ‘에이스’라는 초능력자가 된다.

트레길리스는 마틴과 함께 와일드카드 속 등장하는 가상 바이러스의 움직임, 즉 바이러스 동역학에 대한 공식을 도출해 냈다. 이들의 연구 결과는 물리학 분야 국제 학술지 ‘미국 물리학 저널’ 1월 24일 자에 실렸다.

SF ‘와일드카드’ 속 바이러스의 거동을 라그랑주 방성식으로 만든 뒤 그래픽으로 표현한 것이안 트레길리스 박사 제공
SF ‘와일드카드’ 속 바이러스의 거동을 라그랑주 방성식으로 만든 뒤 그래픽으로 표현한 것이안 트레길리스 박사 제공

두 사람이 도출한 공식은 라그랑주 방정식으로 불리는 라그랑주 역학(Lagrangian formulation)으로 일정 시간 동안 평균 행동이 통계적 분포를 만들어 바이러스 시스템이 진화하는 다양한 방식을 설명한 것이다. 이들은 처음에는 프랙털이나 열역학적 방식으로 모델을 유도했지만, 물리학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라그랑주 방정식을 이용해 와일드카드 바이러스의 구체적 동역학 시스템을 설명하는 데 성공했다.

트레길리스 박사는 “좋은 스토리텔링은 캐릭터의 욕구, 필요, 장애물, 도전, 세상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잘 보여주는 데 있다”라며 “와일드카드 속 가상의 바이러스는 그곳에 사는 캐릭터와 그들의 행동에서 파생되는 줄거리를 만들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말했다. 트레길리스 박사는 “SF 속 소재들도 과학 원리에 따라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과학 소설로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공식을 도출해 본 것”이라고 덧붙였다.

    #와일드
    #카드
    #작가
    #수학
    #바이러스
    #트레
    #이안
    #공식
    #세계관
    #리스
포인트 뉴스 모아보기
트렌드 뉴스 모아보기
이 기사, 어떠셨나요?
  • 기뻐요
  • 기뻐요
  • 0
  • 응원해요
  • 응원해요
  • 0
  • 실망이에요
  • 실망이에요
  • 0
  • 슬퍼요
  • 슬퍼요
  • 0
댓글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오피니언 주요뉴스
  • 1
  • 분산에너지·국제정원박람회·트램… 울산, 경쟁력과 품격 높인다
    서울신문
    0
  • 분산에너지·국제정원박람회·트램… 울산, 경쟁력과 품격 높인다
  • 2
  • 더 높아진 美 ‘관세장벽’… “다자무역 몰락, G2 글로벌 패권 다툼” [트럼프 2.0 폭풍 시작됐다]
    서울신문
    0
  • 더 높아진 美 ‘관세장벽’… “다자무역 몰락, G2 글로벌 패권 다툼” [트럼프 2.0 폭풍 시작됐다]
  • 3
  • 소고기 마블링은 Good! 사람에게 마블링은 Bad! [달콤한 사이언스]
    서울신문
    0
  • 소고기 마블링은 Good! 사람에게 마블링은 Bad! [달콤한 사이언스]
  • 4
  •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 처럼… 나를 잃고 나는 걸었네 [강동삼의 벅차오름(끝)]
    서울신문
    0
  •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 처럼… 나를 잃고 나는 걸었네 [강동삼의 벅차오름(끝)]
  • 5
  • 딥시크·휴머노이드 로봇까지… 中 ‘젊은 천재’가 이끄는 AI 돌풍[‘딥시크 충격’ AI전쟁 어디로 가나]
    서울신문
    0
  • 딥시크·휴머노이드 로봇까지… 中 ‘젊은 천재’가 이끄는 AI 돌풍[‘딥시크 충격’ AI전쟁 어디로 가나]
  • 6
  • ‘AI 강국’ 美中 쫓기 벅찬 한국… 인재·운영환경·생태계 낙제점[‘딥시크 충격’ AI전쟁 어디로 가나]
    서울신문
    0
  • ‘AI 강국’ 美中 쫓기 벅찬 한국… 인재·운영환경·생태계 낙제점[‘딥시크 충격’ AI전쟁 어디로 가나]
  • 7
  • “사랑과 정 담긴 특별한 한식… 젊은 세대에게 영감 주고 싶다”[월요인터뷰]
    서울신문
    0
  • “사랑과 정 담긴 특별한 한식… 젊은 세대에게 영감 주고 싶다”[월요인터뷰]
  • 8
  • 여야정협의체 띄우고 헛바퀴… ‘타협하면 진다’ 인식부터 지워라 [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서울신문
    0
  • 여야정협의체 띄우고 헛바퀴… ‘타협하면 진다’ 인식부터 지워라 [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 9
  • [기자수첩] 국익을 위해 고려아연 현재 경영권 지지가 필요하다
    중앙이코노미뉴스
    0
  • [기자수첩] 국익을 위해 고려아연 현재 경영권 지지가 필요하다
  • 10
  • ‘국민동의 청원’ 채택 0건… 국회 독립기관 신설해 ‘민의’ 들어야 [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서울신문
    0
  • ‘국민동의 청원’ 채택 0건… 국회 독립기관 신설해 ‘민의’ 들어야 [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트렌드 뉴스
    최신뉴스
    인기뉴스
닫기
  • 뉴스
  • 투표
  • 게임
  •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