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대졸자와 같은 채용 절차를 밟아 입사한 고졸자를 임금·승진에서 불리하게 대우하는 것은 평등권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16일 인권위에 따르면 고졸자인 A씨는 지난해 7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재단에 경영지원 직군 신입사원으로 최종 합격했다.
정규직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한 A씨는 다른 지원자들과 같이 서류, 필기, 면접 전형을 거쳐 합격했지만 대졸자와 다른 직급을 부여받았다. 채용 공고에는 없었던 내용이었다.
재단은 합격자 개별 안내 과정에서 고졸자는 대졸자(5급A)와 달리 5급B 직급으로 분류되며 임금이 더 낮다는 사실을 알렸다.
근속 만 4년을 채워야 5급A 직급이 되며 그 이후에야 대졸자와 같은 보직경로를 밟을 수 있는 등 승진에서도 불리한 대우를 받는다는 사실도 최종합격 후 고지했다.
이에 A씨는 "블라인드 방식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하면서 합격 후 최종학력만을 이유로 대졸자와 고졸자를 구분해 직급을 부여하고 차별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재단은 채용 공고문에 직급 구분 기준을 따로 적진 않았으나 직급 구분과 임금 상·하한액을 안내했고 고졸자는 서류전형에서 가점 2점을 주고 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또 A씨가 합격 후 직급에 대한 안내를 받고 입사를 결정했으므로 차별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고졸자와 대졸자를 구분하지 않고 평가 요소를 구성하고 같은 시험을 보도록 한 점, 직급별 업무가 완벽하게 구분돼있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최종합격자의 학력만을 기준으로 불리하게 대우한 행위는 평등권 침해의 차별 행위"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재단에 학력을 이유로 직급 체계를 구분하지 않도록 조치하고 고졸자 채용 시 고졸 적합 직무에 기반해 채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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