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삼성전자 26거래일 연속 순매도 '역대 최장'…다시 '5만전자'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네덜란드 반도체 설비기업 ASML의 실적 충격에 16일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반도체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외국인의 매도 속에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이 하락했지만 미국 증시가 받은 충격에 비하면 낙폭은 크지 않았다.
한국거래소에서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46% 내린 5만9천500원에 장을 마치면서 3거래일 만에 다시 5만원대로 내려앉았다.
SK하이닉스는 2.18% 내린 18만8천7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삼성전자를 2천734억원, SK하이닉스를 686억원 순매도하며 매도세를 반도체 업종에 집중했다.
외국인은 특히 이날까지 26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하면서 역대 최장 순매도 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2022년 3월 25일부터 4월 28일까지의 25거래일이었다.
한미반도체[042700](-2.95%), 디아이[003160](-0.87%) 등이 내렸고 코스닥시장의 테크윙[089030](-5.87%), 가온칩스[399720](-5.44%), 리노공업[058470](-3.71%), 하나마이크론[067310](-3.27%) 등 반도체 관련주 전반이 내렸다.
이날 반도체 약세는 ASML의 3분기 실적 전망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를 키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ASML은 전날(현지시간) 올해 3분기 매출 74억7천만유로, 주당순이익은 5.28유로라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31% 증가한 수치다.
다만 3분기 예약이 26억유로로,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56억유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내년 순매출 전망치도 300∼350유로로 시장 전망치 358억유로를 크게 하회했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극도로 냉각시켰다.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로 중국 매출이 하락할 것이라는 점이 실적 전망을 어둡게 했다. ASML의 주가는 16.26% 폭락했다.
ASML이 생산하는 극자외선(EUV) 장비는 반도체 기업들에 필수 장비다.
여기에 미국이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국가별 수출 통제를 추진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우려가 더욱 커졌다.
이에 따라 실적 전망 실망감에 엔비디아(-4.69%), AMD(-5.22%), 인텔(-3.33%), TSMC(-2.64%) 등 반도체주의 주가가 연쇄적으로 급락했고 이에 따라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5.28% 하락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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