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세 둔화와 기준금리 인하에 내수가 활성화될 거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소비자심리지수가 석 달 만에 반등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집값 상승 기대는 9개월 만에 주춤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은 2.8%로 전월과 동일했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7로 전월 대비 1.7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8월(100.8), 9월(100.0) 두 달째 하락하다 석 달 만에 반등했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기준금리가 내리면서 내수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6개의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장기평균치(2003~2023년)인 100보다 높으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8%로 전월과 동일했다. 이달부터 새롭게 공표된 3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로 전월과 동일했다. 5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최근 배추와 같이 체감할 수 있는 농산물의 물가가 높게 나오고, 하반기에 전기나 교통요금 등 공공요금이 오를 거란 우려가 남아 있어서 기대인플레가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집값 상승 기대, 9개월 만에 꺾여
집값 상승 기대는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다. 이달 주택가격전망CSI는 116으로 전월보다 3포인트 하락하면서 지난 1월 이후 9개월 만에 꺾였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아파트 매매거래가 감소하고, 매매가격 상승세가 둔화한 영향이다. 다만 여전히 장기평균(107)보다는 높은 상황이다.
황 팀장은 "지난 7~8월 들어 주택가격이 오르고 가계부채가 늘면서 정부도 이에 대응해 여러 대책을 발표했다"며 "전체적인 기준금리는 내려갔지만 시중 대출금리는 올라가는 움직임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주택가격전망) 방향은 지켜봐야겠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금리가 하락할 거라는 기대는 커졌다. 이달 금리수준전망CSI는 88로 전월 대비 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20년 7월(88) 이후 최저치다. 한국과 미국이 모두 통화정책 기조를 전환하고 물가상승률 둔화세로 시장금리가 하락할 거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는 농축수산물(61.2%), 공공요금(50.5%), 석유류제품(28.3%) 순으로 꼽혔다. 전월에 비해 농축수산물(7.4%포인트), 석유류제품(6.3%포인트)의 응답 비중이 증가했고 공공요금(-6.8%포인트) 비중은 감소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전국 도시 2500가구(응답 228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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