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1년간 중국인의 자금 해외 밀반출 351조원 규모로 추산"
골드만삭스는 인도 증시 투자의견 '중립'으로 하향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중국 정부가 경기 둔화에 대응해 최근 연이어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은 신흥시장 투자 시 중국을 제외하고 있으며 중국인들의 자금 해외 반출도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JP모건은 올해 들어 이른바 '중국 제외'형 주식형 펀드에 100억 달러(약 13조8천억원)가 순유입돼 신흥시장 전반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 순유입액을 넘어섰다.
투자분석업체 모닝스타 자료를 보면 세계적으로 이러한 부류의 펀드 숫자가 지난 2년간 배 가까이로 늘어 70개 정도에 이르며, 이날도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이 관련 상품을 출시했다.
이러한 펀드들의 자산 규모는 올해 들어 75% 이상 늘어나 260억 달러(약 35조9천억원)를 넘어섰다.
우크라이나전쟁에서 중국의 러시아 지지, 미중 갈등 격화 등에 따라 투자자들은 중국을 인도 등 다른 신흥국들과 함께 취급하기에는 너무 위험하거나 크다고 인식하는 상황이다.
정치적 이유로 중국을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려는 움직임은 주로 미국에서 관찰되며, 대형 연기금들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를 줄이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의 부양책으로 중국 증시가 랠리를 펼쳤지만 이러한 우려는 바뀌지 않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개도국 주식 지수에서 중국 비중은 코로나19 당시 40%를 넘겼다가 25% 수준으로 내려왔는데, 여전히 너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국 자금의 중국 투자 기피뿐만 아니라 중국인들의 자산 밀반출 움직임도 문제로 꼽힌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6월까지 1년간 중국에서 불법적으로 빠져나간 자금 규모가 2천540억 달러(약 351조2천억원) 수준인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2015∼2016년 부동산 시장 부진 당시 중국인들의 자산 반출 규모를 넘어선 것이다. 국제수지 자료를 근거로 보면 2017년 6월까지 1년간 자산 해외 밀반출 규모는 2천280억 달러(약 315조2천억원)로 추정된 바 있다.
자산 해외 밀반출 추정 규모는 코로나19 확산 당시인 2022년 9월까지 1년간 3천700억 달러(약 511조6천억원)를 넘겼고, 이후 다시 줄어들었는데 여전히 200억 달러를 훌쩍 넘긴 상황이다.
중국을 빠져나온 자금들이 인도를 비롯한 다른 신흥국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는 관측이 있지만, 인도 시장을 둘러싼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날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기업 실적 우려를 근거로 인도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그러면서 인도증시 니프티50 지수의 향후 12개월 목표 수준을 기존 27,500에서 27,000으로 내렸다. 이 지수의 전날 종가는 24,472 수준이었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인도의 구조적 장점은 여전하지만 경기 주기상으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면서 인도 주식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높고 주가를 지지할 요인이 적은 만큼 단기적으로 상승이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소비 약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 속에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니프티50 지수는 올해 들어 5% 넘게 하락하며 4년여 만에 최악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
이번달 인도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순매도 규모는 78억 달러(약 10조8천억원)로, 월간 기준 2020년 3월 이후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UBS글로벌 자산운용은 지금이 인도 주식을 저가 매수할 때라고 평가하는 등 인도 증시에 대한 낙관론도 여전하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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