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이제 버터를 올려보겠습니다."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반도체 대전'에 참여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딥엑스는 작동 중인 자사 AI 반도체 'DX-M1'과 경쟁사 반도체에 버터 한 조각씩을 올렸다. 스펙이 유사한 두 제품의 발열 수준을 비교하기 위해서다.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장시간 쓰면 기기가 뜨거워지는 경우가 많았기에 당연히 두 반도체에 올려진 버터 모두 사르르 녹을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DX-M1 반도체 위에 있는 버터는 AI를 구동하는 와중에도 형체를 유지했다. 온도는 사람 체온 정도인 약 35.5도였다. 올린 지 약 5분쯤 지나서야 버터는 조금씩 녹기 시작했다.
반면 바로 옆 경쟁사 제품 위 버터는 약 60.7도의 고온인 탓에 올리자마자 아랫부분부터 빠르게 녹았다.
현장에서 만난 김녹원 딥엑스 대표는 "딥엑스는 세계 최고의 실효 AI 연산 성능비(FPS/TOPS, AI 연산 성능 대비 이미지 처리 효율), 세계 최고의 전성비(FPS/W, 단위 전력당 AI 연산 처리 성능)를 달성하며 저전력 설루션으로서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며 "그래픽 처리장치(GPU)에 비해 발열이 적은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애플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설계 수석연구원 출신으로 2018년 딥엑스를 설립했다.
DX-M1은 신경망 처리장치(NPU)이다. AI 반도체 분야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의 주력 분야는 GPU이지만 딥엑스는 GPU가 전력 소모, 발열 문제로 인해 배터리로 동작하거나 전력 공급이 크지 않은 전자기기에는 사용이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전성비 있는 NPU 개발에 역량을 집중했다.
김 대표는 "스마트폰이나 자동차 분야에서 NPU 시장은 대기업이 쥐고 있지만, 그 외적인 분야에서는 스타트업이 강자"라며 "내년 1월 DX-M1을 출시해 중국, 대만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에도 거시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딥엑스는 올해 하반기 10여 개 글로벌 고객사와 양산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20여 개 이상으로 고객사가 늘어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시장을 한정하지 않고 접근할 방침이다.
그는 "세계가 무인화되고 자율화되면서 로봇, 폐쇄회로(CC)TV 등 카메라가 달린 모든 기기에는 AI가 필요해질 것"이라며 "그 밖에 싱글보드 컴퓨터, 데이터센터용 서버까지 모든 컴퓨터 시스템이 딥엑스의 시장"이라고 말했다.
DX-M1 외 딥엑스가 주력하는 상품은 DX-V3와 DX-H1이다. DX-V3은 비전 시스템에 특화한 칩으로 카메라 외 3D 센서 처리가 필요한 자율 주행, 로봇 비전 등에 특화했고 DX-H1은 AI 서버용으로 개발됐다.
hyun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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