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러리 입찰' 방식으로 7년간 짬짜미…시스템 욕실 공사 100건서 낙찰자 선정
(세종·서울=연합뉴스) 박재현 차민지 기자 = 아파트 시스템 욕실 설치 공사 입찰에서 '들러리 입찰' 방식으로 담합을 벌인 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위는 대림바토스, 서진하우징, 성일, 에스비씨산업, 유니텍씨앤에스, 이현배쓰, 재성바스웰, 한샘[009240], 한샘서비스 등 9개 업체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67억2천400만원을 부과한다고 28일 밝혔다.
시스템 욕실이란 욕실 공사의 공정을 단순·표준화시킨 건식공법으로, 기존 공정 대비 방수기능이 향상되고 시공 속도가 빨라 아파트·호텔·오피스텔 등 다양한 건축물에 활용되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은 보통 시스템 욕실 납품 및 설치공사 시 등록된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지명경쟁입찰을 시행해 최저가 입찰 업체와 계약한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림바토스 등 9개 업체는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약 7년간 52개 건설사가 발주한 114건의 시스템 욕실 설치공사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예정자와 입찰 가격을 정한 뒤 나머지가 '들러리'를 서는 방식으로 담합을 했다.
이런 방식으로 이들은 총 100건의 입찰에서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낙찰 총금액은 1천361억6천만원에 달했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의 담합 행위로 인해 시스템 욕실 시장의 공정 경쟁 질서가 저해되고, 건설 공사비가 상승하는 등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고 제재를 결정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의식주 등 민생 밀접 분야에서 발생하는 담합에 감시를 강화하고,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샘 측은 "지난 4월 공정위의 특판가구 담합에 대한 과징금 부과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책을 만들어 윤리경영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며 "공정위에도 담합 근절을 위한 개선 노력과 의지를 적극적으로 소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 홈 인테리어 기업으로 책임감을 갖고 글로벌 눈높이에 맞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대한민국 주거 환경 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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