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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뉴스속 용어]중국 남녀 갈라 친 ‘푸신난’ 논란
    입력 2024.10.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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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11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솽스이(雙十一·광군제)’가 임박한 가운데 중국의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京東)이 ‘젠더 갈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징둥이 솽스이를 맞아 광고 모델로 기용한 여성 코미디언 양리(?笠·32)가 바로 ‘푸신난(普信男)’이란 신조어를 유행시킨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푸신난(普信男)’에서 보(普)는 ‘보통’을 의미하고 신(信)’은 자신감이다. 중국어로 ‘겉은 평범하거나 못생겼지만, 근거 없는 자신감이 넘치는 남성’을 뜻하는 신조어다.

양리는 중국 허베이성 출신으로 2018년 데뷔했다. 그는 중국 내 성차별 문제를 블랙코미디로 풀어나가는 인물로 유명하다. 양리는 2020년 출연한 스탠드업 코미디쇼 무대에 올라 ‘시험 점수에 대한 남학생과 여학생의 상반된 태도’를 비교했다. 그는 “85점 이상을 받은 여학생은 만점을 받지 못해 부끄러워하지만, 40점을 받은 남학생은 전혀 당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남자의 작은 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짐작할 수 없다”며 “누가 봐도 평범해 보이는데, 왜 자신만만해 보일 수 있는 건가”라고 비꼬았다. 현장에선 많은 여성 방청객이 환호를 보냈다. 이후 ‘푸신난’은 여성들의 폭넓은 인기를 얻으면서 인터넷 밈으로 발전했고, 중국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웨이보를 통해 빠르게 번졌다.
그러나 이 발언의 후폭풍은 거셌다. 일부 남성들은 “성적 대립을 유발한다” “모든 남성을 모욕한다” 등의 비난을 퍼부었다. 또 검열을 통해 이러한 발언을 금지할 것을 요구했다. 남성을 ‘극혐’ 수준까지 몰고 가는 특유의 화법으로 양리는 남녀 갈등이란 화제의 중심에 섰다. 온라인에서는 양리와 그의 발언 등에 대해 남녀 누리꾼 간 토론이 격렬히 오갔다.

그런데 지난 14일 징둥이 솽스이 기념행사의 광고 모델로 양리를 기용하자, 남성들이 즉각 반발해 온라인을 중심으로 불매 운동에 나선 것이다. 일부는 고객센터에 양리가 광고 모델로 기용된 배경을 묻는가 하면, 징둥 계정에 연결된 계좌를 해지했다는 인증샷을 남겼다. 징둥은 남성 소비자 비율이 약 60%로, 40% 수준인 타오바오나 핀둬둬 등 경쟁사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징둥은 결국 꼬리를 내렸다. 양리를 광고모델로 기용하지 않기로 했다. 광고를 게시한 지 4일 만인 지난 18일 웨이보 공식 계정을 통해 “고객들에게 불쾌한 경험을 하게 했다면 죄송하다”며 프로모션마케팅팀 명의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번 일로 징둥의 창업자인 류창둥(劉强東)이 누리꾼들에게 참교육을 당했다는 등의 조롱 섞인 반응도 나왔다.
이러한 남성들의 보이콧 운동은 처음이 아니다. 3년 전인 2021년 3월 양리가 인텔 노트북의 광고 모델로 나섰을 때도 불매 운동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당시 ‘인텔의 노트북 취향은 내 남자 취향보다 수준 높아’란 광고 문구가 문제가 됐다. 결국 인텔은 사흘 만에 광고를 모두 내렸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한편 양리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지난 22일 중국의 한 매체는 “양리는 남성 주도의 스탠딩 코미디에 뛰어든 여성 스타”라며 “남성의 오만함을 겨냥한 날카로운 유머로 수백만 중국 여성들의 영웅이 됐다”고 평가했다. 해당 매체는 인텔 광고 논란 당시 웨이보에서 '나는 여성이고, 양리를 지지한다'는 해시태그가 7100만회 이상 올라왔다고 보도했다.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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