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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024 여성포럼]도이치텔레콤 부사장 "육아 위한 단축근무에 커리어 손해 안돼"
    입력 2024.10.3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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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만약 아파서 밤새 간호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최고경영자(CEO)나 중역, 직원 모두 평소처럼 업무 수행하기 힘들지 않을까요? 회사가 직원의 인생을 끌어안고 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독일 최대 통신사인 도이치텔레콤의 산드라 빈트게터 부사장은 3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아시아경제 여성리더스포럼'에서 '독일 최대 통신사는 왜 육아휴직자를 아르바이트로 쓰나'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도이치텔레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인재 유치다. 그렇게 유치한 인재가 최고의 모습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고자 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도이치텔레콤은 독일에서도 여성 리더십을 강화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회사는 여성 지도자 비율을 30%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수치로 보면 목표를 밑도는 25% 수준이지만, 최고 경영자 중 여성 비중은 37.8%로 목표를 크게 웃돈다. 이러한 회사의 변화를 만들기 위해 도이치텔레콤이 집중한 건 직원들의 일·가정 양립이었다.
빈트게터 부사장은 "여성 리더십을 확대하려는 과정에서 수가 늘지 않아 고민이 있었다. 상황을 살펴보니 여성과 이들의 배우자가 느끼기에 가정생활까지 포용할 수 있는 기업이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육아 등) 일·가정 양립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직원이 본인의 하루 일상을 관리할 수 있고, 탄력적으로 시간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양육 관련 여러 제도가 존재해도 이를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일의 워킹맘·대디는 일과 가정을 적절히 조율하기 위해 근무시간을 줄이는 파트타임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독일 직장인의 30%가 이를 활용 중이며 성별로 보면 여성은 50%, 남성은 13%의 직장인이 파트타임으로 일한다. 독일의 여성 노동률은 77%로 높다.
이러한 독일의 상황을 설명한 빈트게터 부사장은 기조연설 주제에 사용된 '아르바이트'라는 단어를 '단축근무(working reduced hours)'라는 표현으로 바꿔 사용하겠다고 발언했다. 그는 "독일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건 (단순히) 월급이 줄어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며 파트타임으로 업무량을 줄인다고 해서 일의 질이 떨어지는 등 달라지는 건 아니라고 명확히 했다. 직원 개인이 일·가정 양립을 위해 근무시간을 줄여도 직원의 커리어에 타격을 주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는 "일의 질을 보면 정규직과 달라지지 않는다"며 이에 회사는 대체 근무자나 신규 직원을 고용하는 등 추가 조치를 취해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도이치텔레콤에서는 일선 직원부터 최고경영진까지 단축근무를 적극 활용하고 있었다. 빈트게터 부사장은 변호사이자 자녀 넷의 어머니로 도이치텔레콤의 법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여성 직원의 사례를 들었다. 사례자는 10년간 단축 근무를 사용했지만, 단순 업무가 아닌 법률적인 업무를 하고 있다. 회사는 팀원들과 소통하며 몰입해서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했다고 한다. 빈트게터 부사장은 "단축근무를 하려면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중요하다. 누가 무엇을 하는지 명확히 알아야 한다"며 "명확히 소통하고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빈트게터 부사장은 이러한 내용을 육아 중인 임원과 여성 리더 육성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며 "한국은 한국 만의 방식 찾아야 한다. 이를 통해 출·퇴근을 언제 했느냐, 사무실에 얼마나 앉아 있었느냐가 아니라 직원의 능력과 노력을 더욱 중요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경우 직원들에 언제, 어디서든 일해도 괜찮고, 단축근무도 유연성도 문제없다고 말한다며 일·가정 양립을 위해 유연근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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