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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024 여성포럼]"두려울 땐, 잃을 것 없다 생각하고 맞서라"
    입력 2024.10.30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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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역사를 만들어라. 매우 쉬운 일 같지만, 때때로 그렇게 쉬운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여성에게 주어진 많은 두려움을 극복할 때 성취와 직결된다."
3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아시아경제 여성리더스포럼'에서 오후 첫 번째 순서인 'K-우먼 세션' 발제자로 나온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말인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이겨내고 행동하는 것'을 인용하며 이처럼 말했다.



◆박영선, 두려움을 극복하고 성취하라= 첫 단독 여성 앵커, 첫 여성 특파원, 첫 여성 경제부장, 첫 여성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과 원내대표 등. 처음이라는 수식어를 명함처럼 달고 산 박영선 전 장관. 그가 처음으로 자신의 인생을 10년 단위로 나눠 '성취와 도전'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박 전 장관은 "첫 시작은 내가 원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지루해하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법사위원장으로서 검경 수사권 분리와 관련한 일을 국회에서 처리할 때 겪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한 여성 검사가 '검찰과 싸우는 것이 두렵지 않으냐'는 질문에 '두렵지 않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는 "잃을 게 없다, 모든 것을 던져버리면 그때부터 가장 이 세상에서 용감하고 힘센 사람이 됐다는 것을 경험했다"며 "여러분도 힘든 시기가 찾아올 때 '두려움 없이 모든 것을 던지고, 더 잃을 것이 없다는 생각을 잊지 말라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네트워킹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 박 전 장관은 "여성들에게 부족하기 쉬운 것이 네트워킹"이라면서 "힘들 때 서로 같이 연대하고 도와주는 힘, 그것이 아무래도 약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내대표 임기를 채우지 못한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박 전 장관은 "물론 그렇게 된 것도 저의 부족함이라 생각한다"면서 "가능하면 여러분들도 네트워킹을 많이 하시고 같이 가야 할 지향점을 향해 함께 힘을 모은다면, 이 세상에서 여성의 힘, 어머니의 힘을 이길 것은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전 장관의 인생 키워드는 '도전과 겸손'이다.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떨어진 경험을 자신의 고난으로 꼽은 박 전 장관은 "자기가 내키지 않은 일을 다시는 해선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면서 "좀 더 겸손해져야겠구나. 모든 것을 내 시각에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도 이 일이 어떻게 비치는지 한 번 더 곱씹어봐야 한다는 반성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세션 패널토론으로는 박 전 장관과 함께 대한민국 첫 여성 강력계 형사였던 박미옥 작가와 드라마 '굿파트너스'를 쓴 최유나 변호사가 참여했다. '대기업 임원 3관왕'으로 유명한 최명화 블러썸미 대표가 모더레이터로 활약했다.
◆'차곡차곡 또박또박' 박미옥·'일단 시작' 최유나= 박미옥 작가는 실패를 극복하는 자신의 법으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박 작가는 "지식도 단편적이라고 생각했다. 하나의 의미가 하나의 현상으로 남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매번 경계했다"면서 "대상성에 따라 매번 공부하고,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자 형사 후배들을 자기 편으로 만드는 노하우도 공개했다. 박 작가는 "순경을 시작해 33살에 팀장이 됐는데, 다른 팀장이 저보다 15~20살이 많았다. 직원도 저보다 10살이 많았다"면서 "그중에 해병대 출신 팀원이 술자리에 가면 여자 상사로 일한다는 이유로 친구들한테 놀림을 당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가슴이 아팠다"고 회상했다.
이어 "나와 함께 일하는 직원이 이런 모멸적인 말을 들어야 하는지 스스로 물어봤다. 그래서 '박미옥과 일해봤어?'라는 말을 듣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합리적인 팀장, 직원과 균형 있는 질문을 나눌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일의 가치, 일의 맛을 느낄 때 신명 나는 팀이 되면 좋겠다. 사람들이 가진 맛이라는 걸 느끼게 하는 것이었는데, 출발점에는 제가 저한테 반해야 하더라. 나를 사랑하지 않는 자를 나의 직원이 사랑할 수 없다. 나에게 반하고, 반하게 하라"고 말했다.



인생의 키워드로는 '차곡차곡 또박또박'을 언급했다. 박 작가는 "일주일 전 대형 교통사고를 당해 얼굴을 세 군데 꿰맸고, 다발성 갈비뼈 골절로 가슴이 울리는데 저는 저를 직면하고 있다"면서 "통증이 지나면 무엇이 나아지는지, 시간이 지나서 상처가 나으면 엄청난 다행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살아내는 나에게 정말 감사한 일이다. 차곡차곡 또박또박이 현재를 직면하는 저의 태도"라고 강조했다.
이혼 전문 변호사이자 드라마 흥행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최유나 변호사는 '일단 시작'을 자신의 인생 키워드로 소개했다. 최 변호사는 "글을 쓸 거면 종이를 꺼내면 되고, 유튜브를 시작하려면 온라인 쇼핑몰에서 카메라를 사면 된다"면서 "일단 시작하면 보완하고, 공부하고, 계획하고, 시작 이후에 하면 된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29살에 월세 100만원도 안 되는 사무실을 얻어 혼자 일했다"면서 "통장에 400만원이 있었는데, 그것으로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저희 회사 직원이 70명이다. 딱 10년 걸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일이 있었지만, 이것이 실패였다고 생각이 드는 일은 없다"며 "모두 다 과정으로 생각했다. 누구에게는 좋은 법률회사(로펌)에 취업하지 않고 저렇게 이혼 전문으로 해서 개업해 나와 있냐면서 실패라고 봤을 수 있지만, 나름대로 확신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혼에 대해 굉장히 몰입한 시간이 작게는 실패였던 시간이 많았지만, 즐거운 과정이었고 생각해보면 재미가 있었다"고 했다.
'좋은 결혼은 무엇인가'라는 최명화 대표의 질문에 최 변호사는 "저는 반쪽을 찾자'는 말에 상당히 반대한다. 반쪽을 찾아 온전한 한쪽이 된다는 것은 부족하고 의존적인 것을 감내하고 상대를 찾는다는 느낌이 들어서다"라면서 "온전한 상대가 되고 어떻게 도움을 줄지 생각하고, 서로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결혼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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