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니면 못산다' 두려움에 개인투자자 매수 급증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중동지역 긴장 확산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금 선물 가격은 31일(현지시간) 장 초반에 온스당 2천790.10달러로, 전날 종가에서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근소하게 웃돌았다.
금 현물 가격도 싱가포르 금 시장 기준으로 이날 오전 9시 11분 온스당 2,789.04달러로 전날 대비 0.1% 상승했다.
금은 올해 들어 34%가량 올랐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불안심리를 자극해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금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저금리도 금값을 밀어 올리는 요인이다.
다음 달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면서 결과 예측이 힘들어지자 시장 불안이 증폭된 것으로 보인다.
대선이 끝나면 리스크도 해소돼 금값이 온스당 100달러 이상 조정될 수 있다고 삭소 은행의 올레 한센 상품전략 책임자는 전망했다.
최근의 금 가격 상승은 각국 중앙은행의 매입보다는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었다.
금 관련 업계 단체인 세계금위원회(WGC)는 올해 3분기 전 세계 금 투자금이 사상 처음으로 1천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WGC는 분기 보고서에서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전문 및 기관 투자자들이 기회를 놓칠까 두려워하며 매수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전 세계 금 수요도 전 분기 대비 5% 증가한 1천313t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WGC의 존 리드 시장 전략가는 "많은 사람이 금을 좋아하고 금을 사고 싶어 하지만 여러 이유로 상반기에는 사지 못했다"면서 "요즘은 금값이 떨어질 때마다 금을 사려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금 기반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해 금에 대한 총투자수요는 3분기에 두 배 이상 증가해 3억6천400만t에 달했다.
금 ETF 신규 유입 규모만 94t으로, 9분기만에 유출에서 유입으로 돌아섰다.
미국 정부의 부채 증가를 우려한 민간 투자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이 금을 대거 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존 리드는 "민간 투자기관은 개인 투자자보다 더 긴 안목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자기 세대는 물론, 손자 손녀까지 생각하며 투자한다"고 말했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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