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연구원, 구직자 1천55명 조사…"AI 채용 경험, 긍정 평가 우세"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청년 구직자의 절반 이상은 인공지능(AI) 기반 채용 방식이 기존 채용보다 더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승엽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31일 노동연구원이 개원 36주년을 맞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연 'AI 시대의 노동' 세미나에서 연구원이 지난 8월 전국 20∼39세 구직자 1천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I 채용 인식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AI 기반 채용과 기존 채용 중 어느 것이 더 공정하다고 생각하느냐의 질문에 53.9%가 AI 기반 채용, 46.1%가 기존 채용을 꼽았다.
AI 기반 채용이 더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로는 57.7%가 "인간의 선입견·편견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인간의 과정상 실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18.2%), "알고리즘 규칙을 파악하면 그것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14.4%), "평가지표를 정량화해 공정한 비교가 이뤄지기 때문"(6.7%) 이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최근 취업시장에서는 AI 역량 검사나 AI 면접 등을 통해 구직자와 구인 기업을 연결해주는 채용 서비스 등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널리 활용되는 추세다.
다만 AI 기반 채용을 더 공정하게 여기는 것과 별개로 여전히 기존 채용 과정을 더 선호한다는 구직자가 67.7%로 더 많았다.
"사람이 아닌 존재가 사람을 평가한다는 것에 대한 불만"(30.9%), "AI가 주재하는 과정을 신뢰하지 못해서"(28.8%), "새로운 과정을 준비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22.8%) 등이 그 이유였다.
AI 기반 채용이 도입되면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몰라서"(45.1%) 어려움을 겪었다는 구직자도 많았다.
AI 채용을 경험한 구직자(265명) 중엔 AI가 자신을 "정확하게 평가한다"(40.6%)는 응답이 "부정확"(17.2%)하다는 응답보다 많았고, AI의 평가에 대해서도 동의(45.7%)가 비동의(17.2%) 응답보다 많았다.
AI 면접을 경험한 사람(150명) 중에서도 긍정적(54.5%)인 평가가 부정적(35.3%) 평가보다 높게 나타났다.
양 부연구위원은 이 같은 인식 조사 결과를 토대로 "새로운 기술의 도입과 발전에 따라 채용·인사 노무·해고 단계에서 사용자와 근로자의 관계에 새로운 규범이 발생하거나 변화하는 과정이 생긴다"며 AI 관련 노동법 이슈를 짚어봤다.
양 부연구위원은 AI가 사용자를 대신해 판단하는 과정에서 위법이 발생할 때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지 정해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법인격처럼 AI에 '전자인격'을 부여하자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사용자가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이 될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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