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전 3개월간 S&P500 상승시 집권당 후보 당선 유력"
24차례 중 20차례 적중…"초박빙 올해 대선은 '동전던지기'"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 주식시장이 최근 수개월간 상승세를 이어감에 따라, 이런 추세가 현 집권당 대통령후보의 당선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속설이 이번 미국 대통령선거에도 맞아 떨어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31일(현지시간) "월가 임원들, 정치 도박꾼들, 암호화폐 트레이더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귀환하리라는 쪽에 걸고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다른 얘기를 하고 있을 수 있다"며 이런 속설을 소개했다.
금융서비스 회사 LPL 파이낸셜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미국 대선일 전 3개월간 상승하면 집권당 대선후보가 당선되는 경향이 있었다.
반대로, S&P 500이 선거를 앞두고 하락하면 야당 대선후보가 이기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는 S&P500 지수가 8월 이후 10% 이상 오르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LPL 파이낸셜의 수석 기술분석 전략가 애덤 턴퀴스트는 "시장은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가 승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는 현 집권당이 계속 집권해 정책의 연속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투자자들이 안도감을 갖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연관관계는 최근 96년간 치러진 24차례 대선 중 20차례는 들어맞았고 4차례는 빗나갔다.
들어맞은 사례 중에는 미국 대선 역사상 가장 의외의 결과로 꼽히는 2016년 트럼프 당선도 있었다. 당시 대선일까지 3개월간 S&P500 지수는 2.3% 하락했다.
턴퀴스트는 "(2016년 대선을 앞두고) S&P500 지수가 하락과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연결 짓는다는 것만으로도 비웃음을 샀다"며 "하지만 시장이 옳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전망이 항상 들어맞은 것은 아니다.
2020년 대선에서는 S&P500 지수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현직 대통령이던 트럼프가 낙선하고 민주당 조 바이든이 당선됐다.
내주 대선을 앞두고도 지수가 아니라 개별 종목을 보면 주식시장이 오히려 트럼프 당선을 유력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만한 사례도 많다.
트럼프의 소셜 미디어 벤처인 '트럼프 미디어 & 테크놀로지 그룹'의 주가는 9월 하순에 12.15달러로 바닥을 쳤으나 최근 급등해 7월 중순 수준인 35달러선을 회복했다.
최근 모건 스탠리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공화당 승리가 호재가 될만한 에너지 회사, 은행, 암호화폐 회사 등 종목들로 구성된 '공화당 바스켓'이 올해 들어 '민주당 바스켓'보다 수익률이 10% 더 높았다.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미국 정책 담당 부서장인 모니카 게라는 폴리티코에 "시장은 (점 칠 때 쓰는) 수정구슬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표들이 가리키는 방향이 서로 어긋나고 있는 이유는 유권자층이 매우 분열돼 있고 경합주 승부가 매우 치열하기 때문"이라며 이번 선거는 승부를 점칠 수 없는 접전이며 주식이나 경제 지표에도 이런 상황이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수십년 전과 달리 요즘 주가 상승은 소수의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비상장 회사들도 많기 때문에 전반적 경제 상황과 주가지수 흐름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도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조지타운대의 재정학 교수인 리나 아가왈은 경제 지표로 대선 결과를 예측하려는 시도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시장과 그보다 범위가 넓은 경제 사이에 단절이 있다"고 설명했다.
스탠퍼드대의 공공정책학 교수인 저스틴 그리머는 경제 지표에 입각한 대선 결과 예측 시도에 대해 "기다리고 결과를 보는 수밖에 없다. (결과 예측이 불가능한) 동전 던지기다"라고 말했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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