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이후 3년9개월만 최저…석유류 하락에 두 달째 1%대
채소류 15.6%↑ 2년만에 최대폭…무·배추 등 '김장 물가' 불안
외식 등 개인서비스도 2.9%↑…"김장 재료 수급 안정 노력"
(세종=연합뉴스) 송정은 박재현 기자 =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1%대를 기록하면서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석유류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3년9개월만에 가장 낮은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무 등 채소류는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 소비자 물가 상승률 둔화 흐름 지속…배추 51.5%·무 52.1% ↑
통계청이 5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114.69(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1.3% 상승했다.
2021년 1월(0.9%)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4월(2.9%) 3% 아래로 내려온 뒤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며 안정세를 보였다.
9월(1.6%)부터는 1%대로 내려오며 둔화세가 뚜렷해졌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 물가는 1.2% 올라 전체 물가를 0.1%포인트(p) 끌어올렸다.
특히 채소류가 작년 같은 달보다 15.6% 오르면서 2022년 10월(22.1%)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김장 재료인 배추(51.5%), 무(52.1%) 등 채소는 50% 넘게 뛰었고 상추도 49.3% 올랐다.
쌀 가격은 8.7% 떨어지면서 작년 1월(-9.3%) 이후 21개월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사과(-20%), 포도(-6.5%) 등 과일류 가격도 안정세가 이어졌다.
황경임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작년에는 사과와 배 등 과일 가격이 매우 높았는데, 올해는 출하량이 늘면서 하락세를 보인다"며 "반면 채소류는 폭염에 따른 작황 부진의 영향으로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 석유류, 15개월만 최대 낙폭…서비스 물가 2.1% ↑
공업제품 가격 상승률은 1년 전보다 0.3% 하락하면서 21년 2월(-0.8%) 이후 44개월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석유류 가격이 15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10.9%)을 기록하면서 전체 물가를 0.46%p 끌어내렸다.
서비스 물가는 2.1% 상승했다. 특히 외식을 비롯한 개인 서비스 물가는 2.9% 오르며 전체 물가에 0.96%p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황경임 과장은 "국제 유가 안정화 및 지난해 높은 가격의 기저효과로 석유류 가격 하락 폭이 확대됐다"며 "외식 물가는 배달료 상승, 일부 할인행사 종료 등으로 인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밥상 물가'와 관련 있는 신선식품 지수는 1.6% 상승률을 기록하며 1%대로 내려앉았다.
생활물가 지수 상승률도 1.2%를 기록해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1.8%를 기록해 전월보다 0.2%p 낮아졌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1.7% 상승했다.
◇ "무·배추 및 양념 채소 공급 확대…유류세 환원 '편승 인상' 점검"
정부는 석유류 및 과일류 가격의 기저 요인이 점차 사라지면서 11월에는 물가 상승률이 소폭 확대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기상이변·유가 불안 등 특별한 외부 충격이 없다면 2% 이내의 안정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역시 물가 안정 흐름이 견고해졌다고 평가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 초중반, 근원물가 상승률이 1%대 후반으로 둔화했다"며 "물가 안정의 기반이 견고해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근원물가가 2% 부근에서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소비자물가는 연말로 갈수록 2%에 근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김장철 체감 물가 안정을 위해 공급 확대 및 할인 등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가격이 많이 오른 배추(2만4천t)·무(9천100t)의 계약재배 물량을 시장에 빠르게 공급하고, 고추·마늘·양파 등 양념 채소(2천t) 공급도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부담 경감을 위해 내달 4일까지 배추·무(최대 40%), 대파·마늘·천일염·젓갈(최대 50%) 등 김장재료 할인도 진행한다.
석유류와 관련해서는 유류세 일부 환원에 따른 '편승 인상'이 없는지도 점검할 방침이다.
정부는 "주요 품목별 가격 동향을 지속 모니터링하면서 물가 불안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trau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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