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신노년(新老年)' 세대는 6·25전쟁 이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를 중심으로 기존의 노년 세대와는 차별화된 특성을 띠는 집단을 일컫는다.
2000년대부터 미국 등 서구권에서는 노인의 삶의 질과 여가 문화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이뤄졌다. 노인 인구의 증가와 수명 연장이 고령화 사회 문제의 핵심으로 대두되면서 이들을 위한 정책 마련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한국에서는 2005년 저출산·고령화사회기본법이 제정되면서 노인 문제의 방향성과 신노년 문화 형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신노년 세대는 이전의 노년 세대와 교육·시대·사회적 배경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전의 노년 세대는 고등교육을 받을 기회가 적었고, 먹고살기 힘든 환경 때문에 저학력·저소득층이 주류를 이뤘다. 일제강점기를 거쳐 전후(戰後) 복구에 힘쓰느라 개인은 위축된 집단주의적 특성을 띤다.
반면 베이비붐 세대는 이른바 '샌드위치 세대'다.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책임감을 바탕으로 부모 봉양과 자녀 양육을 위한 희생을 감수하는 한편 비교적 자신의 삶에 관심을 가진 복잡한 특성을 지닌다.
보다 나은 교육 기회와 환경 속에서 한국 경제 성장의 주역으로 성장해 일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자산을 쌓았다. 한국지역사회학회의 '성공적 노후를 위한 노년 세대와 신노년 세대 인식 비교' 논문에 따르면, 신노년 세대와 노년 세대 간 학력 차이가 뚜렷했다. 설문조사 결과, 신노년 세대는 고졸(43.1%), 대졸(28.5%) 순으로 응답이 높지만, 노년 세대는 초졸(34.9%), 무학(26.2%) 순으로 높았다.
월 가구 소득도 차이가 컸다. 신노년 세대에서는 151~250만원(31%) 소득 구간이 가장 높았다. 반면 노년 세대는 50만원 이하(64.7%) 소득 구간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신노년 세대는 형성한 자산을 기반으로 경제·문화적 자립 의식이 강하다.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도 높고, 자신의 노후에 대한 자녀의 부양 기대는 낮다. 다만 생애주기가 길어지면서 노년기가 늘어난 신노년 세대는 연금 이외에 추가 수입원을 기대하기 어려워 은퇴 이후의 삶이 충분히 준비됐다고 말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신노년 세대는 취업 전선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노인 일자리 확대를 비롯한 국가 정책에 발맞춰 신노년 세대의 경제활동이 활성화하고 있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2023년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622만명으로, 2022년 대비 36만명 증가했다. 지난 9월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는 60세 이상 취업자가 전체 연령대에서 1위였다. 한국의 노인고용률은 OECD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2022년 기준 OECD 회원국(38개국)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고용률(36.2%)은 1위다. 2위 일본(25.1%)을 한참 웃돌았다.
다만 한국의 노인 빈곤율도 OECD 최고 수준이다. OECD의 '한눈에 보는 연금 2023' 자료를 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66세 이상 노인 인구의 소득 빈곤율(40.4%)은 OECD 회원국 평균(14.2%)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노인 빈곤율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나, 2015년생이 노인이 되는 2070년에도 26% 수준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다양한 복지·일자리 정책을 빠르게 내놓고 있다. 현재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월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인상을 추진한다. 고학력 노인층인 신노년 세대의 일자리 수요에 맞추기 위해 높은 임금과 전문성이 필요한 사회서비스형·민간형 일자리 비율도 현재 37만6000개에서 내년 40만6000개로 확대한다.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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