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인협회 보고서…그리스·스페인·포르투갈 경제 분석
(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2010년대 재정 위기를 겪었던 남유럽 국가들의 경제 회복 배경에는 시장 친화적인 정책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12일 '남유럽 3개국 최근 경제회복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그리스·스페인·포르투갈의 경제 성과와 정책을 분석했다.
이들 국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정위기에 빠졌으나 지난 3년간 유럽연합(EU) 평균을 상회하는 성장률을 보였다.
그리스는 2021년 경제성장률 8.4%를 찍은 뒤 2022년 5.6%, 2023년 2.0%를 기록했다. 이 기간 EU의 경제성장률은 2021년 6.0%, 2022년 3.5%, 2023년 0.5%였다.
특히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2020년 213.2%에서 지난해 168.8%로 하락해 11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경협은 "2019년 집권한 미초타키스 정부는 취임 당시 29%였던 법인세를 단계적으로 22%까지 인하하고 투자·노동 규제를 정비해 기업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려 노력했다"며 "그 결과 경제성장과 재정건전성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스페인은 고강도 노동 개혁과 적극적인 투자 유치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고 한경협은 평가했다.
스페인은 2021년 6.4%, 2022년 5.8%, 2023년 2.5%의 경제성장률을 올린 가운데 2013년 26.2%까지 치솟았던 실업률을 지난해 12.3%로 끌어내렸다.
한경협은 "스페인은 해고 요건 완화, 실업수당 축소 등 유연성 강화를 골자로 하는 노동 개혁을 단행했다"면서 "적극적인 투자유치 정책으로 외국인직접투자(FDI)로 창출된 일자리 수에서 유럽 내 2위(4만2천450개)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포르투갈의 경우 노동을 비롯한 구조 개혁과 함께 스타트업 육성에 방점이 찍혔다.
스타트업 투자 세제 혜택, 스타트업 비자 도입 등에 힘입어 포르투갈 내 스타트업은 2016년 2천193개에서 2023년 4천73개로 증가했다.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은 7개로 늘어났다.
지난 3년간 포르투갈의 경제성장률은 2021년 5.7%, 2022년 6.8%, 2023년 2.3%였다.
한경협은 "남유럽 3국의 사례는 친시장 기반의 구조개혁 정책이 경제회복을 견인했음을 보여준다"며 "한국 경제에도 참고할만한 벤치마킹 사례로 적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bin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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