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정부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실에 대해 금융회사 임직원의 책임을 면제해주는 등의 한시적 금융규제 완화 조치를 2025년 6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13일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관계기관, 학계·시장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진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당초 올해 말 종료 예정이었던 부동산 PF 관련 한시적 금융규제 완화 조치는 PF 사업장 재구조화 및 정리 작업이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2025년 6월 말까지 6개월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정상화 시기는 2025년 상반기 중 제반 여건을 고려해 판단할 예정이다.
규제완화 조치에는 ▲자금 공급·재구조화 관련 임직원 면책 ▲신규자금 공급 시 자산건전성 별도 분류 허용 ▲보험사 K-ICS 위험계수 완화 적용 ▲저축은행 영업구역 내 신용공여 한도 규제 완화 ▲여신성 자산 대비 PF익스포저 비율 완화 등 총 11건의 조치가 포함된다.
더불어 채권시장 및 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위한 최대 37조6000억원 규모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내년 말까지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는 ▲채권시장안정펀드 20조원 ▲정책금융기관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 10조원 ▲신용보증기금 P-CBO 프로그램 2.8조원 ▲금융투자업계 공동 PF-ABCP 매입 프로그램 1조8000억원 ▲한국증권금융 증권사 유동성 지원 3조원 등이다.
또한 부동산 PF 연착륙을 위해 정부, 관계 기관, 금융업권이 운영 중인 최대 53조7000억원 규모의 지원 프로그램도 차질 없이 계속 운영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PF사업자 보증 프로그램 35조원 ▲PF 정상화 지원펀드 2조7000억원 ▲준공전 미분양 대출보증 5조원 ▲은행·보험권 신디케이트론 1조원 ▲비주택 사업자보증 등 10조원이 포함된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이른바 “트럼프트레이드”의 영향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도 경계했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최근 시장 변동성 확대를 경각심을 가지고 엄중히 바라보고 있으며, 시장 불안 확산 시 시장 안정을 위해 적시에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며 "신용 경색 등 심각한 금융 불안 가능성은 낮아졌으나, 전 세계적으로 정치적,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높은 수준인 만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한 대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 기조, 한국 국채의 WGBI 지수 편입 등으로 2025년에도 시장 유동성이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우호적인 시장 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미국의 정책 변화 등에 따른 영향에 유의할 필요가 있으며, 글로벌 경기 하강, 인플레이션 가능성도 위험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의 충당금 적립상황을 상시 점검하고, PF 재구조화·정리 과정에서 제2금융권의 건전성 리스크가 확대되지 않도록 자본금 확충을 지속적으로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건설·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 지역별·용도별 양극화 등 위험요인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하기로 했다.
김 부위원장은 "민·관 공동의 노력으로 부동산 PF 연착륙이 착실히 추진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부동산 PF의 질서 있는 연착륙이 확고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금융권이 책임 있는 주체로서 신속한 부실 정리 등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연착륙 과정에서 공공 부문의 역할이 필요한 경우 관계기관과 협의하여 신속히 추가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등 적시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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