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인&아웃] 웃픈 '짠테크' 바람
    김종우 기자
    입력 2024.11.15 06:30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선임기자 = 최근 종영된 지상파 예능 <짠남자>는 연예계 '짠돌이' 김종국과 절약 DNA를 가진 패널들이 '흥청이&망청이'들에게 참교육을 시전하는 내용이다. 그들의 몸에 밴 낭비습관을 뜯어보며 절약하는 팁을 전해준다. 김종국은 "건전지는 안 써도 방전되는 물품"이라며 겨울철 에어컨 리모컨에서 건전지를 빼두고, 멀티탭은 자주 꺼두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지난달 자장면·칼국수값 또 올라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면플레이션'(면과 인플레이션 합성어·면 물가 상승) 현상이 지속되면서 지난달 서울 지역 자장면과 칼국수값이 또 올랐다. 12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기준 소비자가 많이 찾는 8개 외식 대표 메뉴 중 자장면은 지난 9월 7천308원에서 지난달 7천385원으로 77원(1.05%) 올랐다. 칼국수도 같은 기간 9천308원에서 9천385원으로 77원(0.82%) 비싸졌다. 사진은 서울 명동거리 한 식당 메뉴판. 2024.11.12

이와 비슷한 프로그램이 11년 전인 2003년에도 있었다. 바로 <행복주식회사>라는 예능 프로그램 내 코너 중 하나인 '만원의 행복'이다. 연예 스타들에게 1만원권 지폐 1장을 주고 1주일을 버티게 하는 내용이다. 연예인 게스트 2명이 나와서 현금 1만원을 받고 1주일간 지출을 그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 1주일 후 돈을 더 적게 쓴 사람이 승자가 된다. 이 코너는 2008년 10월 종영 때까지 시청자들에게 적잖은 인기를 끌었다.

이 두 프로그램은 경제적 현실과 맥락이 닿아있다. <행복주식회사>는 2003년 '카드 대란' 와중에 등장했다. 정부의 '섣부른' 경기부양 정책에 카드사들의 과당 경쟁이 맞물리면서 곪은 게 터진 것이다. 신용불량자가 300만명을 크게 웃돌았고, 경기는 급격하게 가라앉아 소비자들은 지갑을 아예 닫았다. <짠남자>도 경제불황 속에서 저축과 절약을 중시하는 '짠테크 트렌드'가 확산하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 사이에서 '짠테크'가 유행이라고 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절약과 관련된 '무지출 챌린지'와 '0원 소비'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급기야 소비 지출을 억제하고 절약을 목적으로 모인 사람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거지방'까지 등장했다. 중고나 재판매 상품 구입에도 적극적이어서 당근·중고나라·번개장터 등 중고 플랫폼 3사의 사용자 수와 매출이 크게 늘었다.

불과 몇 년 전 'Your Only Live Once'(인생은 오직 한 번뿐)에서 앞 글자를 따온 YOLO(욜로)족이 득세했다. 이들은 현재의 행복을 위해 아낌없이 소비하는 행태를 보였다. 최근에는 'You Only Need One'(필요한 것은 하나뿐)을 표방하는 YONO족이 이들을 대체했다. 이들은 가성비를 따지며 꼭 필요한 것만 소비한다. YONO족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경제적 불안정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배태됐다.

요즘 시내에서 1만원 미만의 식사 메뉴를 찾으려면 그만큼 발품을 팔아야 한다. 자영업 폐업자 수는 지난해 100만명에 육박했고, 지난 달 취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8만3천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실업자는 5만1천명 늘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이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취업도, 실업도 아닌, 그냥 쉬는 청년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사는 게 퍽퍽하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요즘이다.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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