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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온실가스배출권 장밋빛 계산한 기재부, 기후기금 1800억 구조조정
    입력 2024.11.1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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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 신인천복합화력발전소 굴뚝.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 아시아경제 ]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권 수입을 낙관적으로 계산해 기후대응기금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최근 배출권 판매량과 가격을 생각하면 내년에 충분한 기금이 모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배출권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18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최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기후대응기금 평가’ 보고서가 발간됐다.

기후대응기금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에 따라 2022년 탄생했다. 운용금은 올해 2조4914억원으로 기획재정부가 총괄한다. 기금은 온실가스 배출권을 판매한 돈 등을 모아 마련한다. 정부는 내년 온실가스 배출권 판매대금으로 3487억원의 수입을 예상했는데, 이 추정이 과다 산정일 수 있다는 것이 국회예산정책처의 분석이다.

이유는 저조한 판매물량에 있다. 기재부는 내년도 온실가스 배출권이 약 2000만t 팔릴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2020년 이후 배출권이 2000만t 넘게 팔린 적은 없다. 오히려 배출권 판매는 2022년 1364만t을 정점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789만t으로 급감했다. 올해는 지난 1~8월 기준 244만t 팔리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으로 비교했을 때 역대 최저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가격도 문제 삼았다. 기재부는 내년 온실가스 판매대금을 계산할 때 t당 가격을 1만6958원으로 설정했다. 2022~2023년 경매평균낙찰가다. 그런데 지난해 이후 온실가스 배출권 낙찰가격은 t당 1만3200원이 최고가다. 올해 가격은 1만원 내외로 형성 중인데 지난 9월에는 9000원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예상보다 적은 수입에 기금사업 구조조정도

예상보다 배출권 수입이 적게 들어오는 현상은 수년 전부터 반복되고 있다. 2021년 기재부는 온실가스 배출권 판매수입을 5509억원으로 예상했다. 실제로는 60%가량인 3067억원만 걷혔다. 기후대응기금이 처음 설치된 2022년에도 7306억원의 수입을 계획했지만 3188억원의 수익만 발생했고, 지난해에는 예상수입액을 4009억원으로 낮췄지만 21.3%인 852억원만 거둬들였다.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기후대응기금 운용계획이 바뀌는 등 사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기금수입 부족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지출구조조정, 재원 없는 이월·불용, 예수금 확대 등의 조치가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2022년에는 지출구조조정을 통해 28개 사업이 총 962억원 감액됐고, 지난해에도 같은 방식으로 44개 사업에서 총 1799억원의 감액이 이뤄졌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적은 판매량과 낮은 가격 때문에 기후대응기금 수입이 줄어드는 만큼 배출권 시장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재 온실가스 배출허용총량은 30억4800만t으로 지나치게 많다는 평가가 많다. 일부 기업은 배출권이 남다 보니 오히려 별다른 노력 없이 추가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돈을 받지 않고 나눠주는 무상배출권도 배출총량의 90%에 달한다. 학교나 병원처럼 100% 무상할당을 받는 특수기관을 고려하면, 기업들이 돈을 내고 사는 배출권은 실제 4% 남짓이다. 배출권 대부분을 공짜로 줘 시장이 활성화되기 어려운 구조다.

기재부는 문제해결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은 지난달 제46차 경제관계차관회의 겸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배출권 이월 한도를 순매도량의 3배에서 5배로 확대하는 등 기업의 자유로운 배출권 운용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기후대응기금의 규모를 지속 확대하는 한편, 배출권 시장 운영을 통해 마련되는 재원이 보다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기후대응기금의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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