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편의점 3사가 고객 유인을 위한 차별화 상품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위스키와 와인 등 주류에 힘을 주거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간편식을 앞세워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접근성을 무기로 특화 상품을 통해 쏠쏠한 성과를 내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도시락, 김밥 등 간편식과 식료품 중심 생활 품목을 내세워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 편의점을 상징하는 아이템은 '혜자로운 집밥' 시리즈다. 도시락 등 식사 대용 간편식이 주력이다. 브랜드명은 상품 구성이 풍성하면서 가격은 합리적일 때 쓰는 '혜자롭다'는 말에서 따왔다. 앞서 GS25가 배우 김혜자씨와 손잡고 2010년 선보인 김혜자 도시락이 전문점 못지않은 구성에 저렴한 가격대로 편의점 도시락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신조어로 자리매김했다.
김혜자 도시락은 연기에 집중하겠다는 배우의 뜻에 따라 2017년 단종됐다가 고물가 시대 가성비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요청으로 지난해 2월 다시 등장했다. 도시락에 이어 김밥, 햄버거까지 순차적으로 라인업을 출시한 혜자로운 집밥 시리즈는 이달 현재까지 약 22개월 동안 누적으로 5500만개가 팔렸다. 1분에 57개, 하루 평균 8만2000여개가 팔린 셈이다.
물가안정에 동참하는 취지로 우수한 품질의 식료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자체브랜드(PB) 리얼프라이스 상품도 GS25의 특화 전략이다. GS리테일이 올해 1월 도입한 리얼프라이스는 가격 소구형 PB로 시중의 비슷한 상품 대비 20~30%가량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상품군은 계란, 고기, 두부, 콩나물, 우유, 라면, 조미김 등 40여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신선계란(15입), 1974우유 900㎖(2입), 스모크훈제닭다리(170g) 등이 많이 팔리는 제품으로 이들 3종의 매출은 130억원을 넘어섰다. 리얼프라이스 전체 매출도 11개월 동안 누적 400억원을 기록했다. GS25 관계자는 "시류와 고객 편의성, 화제성 등을 모두 고려한 MD 전략을 강화하며 오프라인 대표 소비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편의점의 지위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주류 분야 중에서도 위스키에 힘을 쏟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 1세대 위스키 장인으로 불리는 김창수 위스키 증류소의 첫 번째 오피셜 싱글몰트 위스키(김창수 위스키 김포 The First Edition 2024)를 지난달 업계 단독으로 선보였다. 최근에는 위스키의 본고장인 스코틀랜드의 정통 위스키를 1만원대 가성비 제품으로 소개하며 스카치 위스키의 대중화에 나섰다. 스카치 위스키를 생산하는 '앵거스 던디' 사에서 만든 '길리듀'를 1만2900원에 제공한다. 글로벌 인기 게임 디아블로와 협업한 '디아블로 악마의 영혼(1만6000원)'도 국내 단독으로 출시했다.
위스키 라인업을 꾸준히 강화하면서 해당 카테고리 매출도 꾸준한 성장세다. 코로나19 이후 술에 음료나 과일 등의 재료를 섞어 마시는 믹솔로지가 유행하면서 2021년 CU의 위스키 매출은 전년 대비 99% 늘었고,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9.3% 상승했다. 주류를 포함한 가공식품의 상품 믹스는 2021년 42.5%에서 올해 3분기 46.2%로 늘어 전체 상품군 가운데 가장 비중이 높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최근 위스키가 편의점 주류 시장을 이끄는 메인 카테고리로 자리 잡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선택지를 넓히는 특별한 상품들을 꾸준히 확보해 업계 주류 트렌드를 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편의점 '와인 명가' 타이틀을 지향한다. 대표적으로 2021년부터 프랑스 화가 앙리마티스의 드로잉 작품을 라벨에 디자인한 아트 와인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세븐일레븐이 선보인 앙리마티스 아트 와인 시리즈는 지난 8월 선보인 '앙리마티스 트리벤토 재즈'를 포함해 모두 5종이다. 이들 제품의 누적 판매량은 60만병에 달한다.
지난 8월에는 파라다이스그룹 와인 전문 회사 비노파라다이스가 배우 겸 화가 하정우씨의 그림으로 라벨 디자인을 장식해 제작한 '콜 미 레이터 바이 러시안 잭 소비뇽 블랑'을 단독으로 선보였다. 이 와인은 출시 당시 30개 점포 한정으로 선 판매를 시작해 와인 시장의 관심을 받았고, 당시 점포별로 오픈런을 일으키며 30분도 되지 않아 초도 물량이 모두 팔렸다.
세븐일레븐의 와인 판매량도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2022년 해당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 대비 80%가량 증가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는 1월부터 지난 19일까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상승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아트 컬래버레이션, 글로벌 희귀 아이템 소싱, 카테고리 밸런스(레드 외 경쟁력 강화) 등 세 가지 핵심 전략을 앞세워 와인 트렌드 리더의 명성을 공고히 하고 편의점 와인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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