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분기 260억달러→4분기 375억달러…증가율 두자릿수로 떨어져
2분기 실적 발표 이어 이날 시간외 주가 약세…블랙웰 기대감 남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가 20일(현지시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AI 열풍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는 지난 3분기(8∼10월) 350억8천만 달러(49조1천19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보다 94% 늘어난 것으로,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스트리트 예상치 331억6천만 달러를 웃돌았다.
엔비디아는 4분기 매출도 약 375억 달러로 전망했다. 이 역시 시장 예상치인 370억 달러를 상회하는 수치다.
이로써 엔비디아 매출은 올해 1분기 260억4천만 달러에서 2분기 300억4천만 달러, 3분기 350억8천만 달러, 4분기 375억 달러로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됐다.
엔비디아는 전 세계 AI 칩 시장의 90% 가까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출은 AI 열풍이 언제까지 지속하느냐에 대한 바로미터로 여겨져 왔다.
4분기에도 3분기보다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AI 칩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아마존, 메타, 오픈AI 등 막대한 투자를 통해 AI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이들 기업은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이다.
MS와 구글, 아마존, 메타 등은 지난달 실적 발표를 통해 내년에도 AI 투자를 늘려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AI 열풍에 대한 기대감은 다소 식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엔비디아 매출의 증가 폭은 둔화하고 있다.
1분기 대비 2분기 매출은 15.3%, 2분기 대비 3분기 매출은 16.7% 늘었다. 그러나 엔비디아 전망대로라면 4분기 매출 증가율은 6.9%에 그친다.
1년 전과 비교해보면 1분기 매출은 262%, 2분기는 122% 급증했다. 이번 3분기에서는 증가율이 94%로 100% 아래로 떨어졌다. 4분기에는 전망대로라면 증가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9.6%에 그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시장의 높아진 기대를 부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약 200% 급등했다.
지난 2월과 5월 실적 발표 직후에는 주가는 두 자릿수 급등했지만, 지난 8월에 이어 이날에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에도 주가는 약세를 나타냈다.
카슨 그룹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라이언 디트릭은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의 엄청난 실적 상승에 익숙해졌다"며 "이제 그런(엄청난) 성과를 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엔비디아의 AI 칩 수요는 여전히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매출 성장 둔화를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4분기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가는 엔비디아의 새로운 AI 칩 '블랙웰'이 AI 열풍을 다시 한번 끌어올릴 가능성도 있다. 블랙웰은 현재 가장 성능이 좋은 칩으로 알려져 있는 H100과 H200 등 호퍼를 잇는 AI 칩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 후 투자자들과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블랙웰 생산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이번 분기(11월∼1월)에는 당초 예상보다 더 많은 블랙웰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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