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11월 셋째주 비트코인 가격은 10만달러를 목전에 뒀다. 이날 장중 9만8000달러를 돌파하면서 10만달러 고지가 멀지 않았다는 기대감이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미국 제47대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된 이후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이 지속되는 것으로 관측된다. 가상자산업계의 저승사자였던 게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내년 1월 조기 사임한다는 소식에 시장은 환호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3일(한국시간) 오전 8시45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0.30% 오른 9만8885.05달러를 기록 중이다. 일주일 전 대비로는 8.56% 올랐고, 1개월 전 대비로는 48.33% 상승했다. 1년 전 대비 상승률은 164.38%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7일 9만달러 초반대에서 출발한 후 18일과 19일 약세를 보였으나 20일 상승 반전했다. 이후 4일 연속 상승하며 단숨에 10만달러를 목전에 두게 됐다. 미 대선 이벤트가 있었던 지난 6일(한국시간) 7만4000달러대에서 17일 만에 가격이 30% 넘게 뛰었다.
시장에선 가상자산 시장 부흥 정책에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실제로 미국의 가상자산 규제론자인 겐슬러 미 SEC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는 내년 1월 20일 사임하겠다는 뜻을 지난 21일 밝혔다. 트럼프는 취임 첫날 겐슬러를 해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겐슬러 위원장의 임기는 2026년 4월까지로 조기 사임하는 셈이다. 겐슬러 위원장은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크라켄, 리플랩스 등 유명 가상자산 재단 및 거래소들과 법정 공방을 벌여왔다. '증권성'의 판단을 두고 극도로 보수적인 접근방식을 고수하면서 규제가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걸었던 전략자산으로서의 비트코인을 비축하는 정책이 실현될 경우 비트코인의 장기 가치도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신시아 루미스 의원은 향후 20년간 전략자산으로 비트코인을 보유한다는 내용의 '비트코인 액트(BITCOIN ACT)' 법안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비트코인 액트는 '국가 차원의 최적화된 투자를 통한 혁신, 기술 및 경쟁력 강화(Boosting Innovation, Technology, and Competitiveness through Optimized Investment Nationwide)'에서 각 단어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약어이기도 하다. 법안의 핵심은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 법안(SBR) ▲체계화된 비트코인 매수 프로그램 ▲포괄적인 국가적 보관 정책 등을 마련하는 것이다.
비트코인 랠리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외신에 따르면 AMP 시드니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투자전략 책임자인 셰인 올리버는 "오래 살아남을수록 더 진지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경제학자이자 투자자로서 이를 평가하기가 매우 어렵다"면서도 "가치가 어디까지 갈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현재로서는 상승 모멘텀이 분명 존재한다"고 짚었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얼터너티브에 따르면 이날 기준 투자심리를 지수로 표시한 공포·탐욕 지수는 94점(극단적 탐욕)이다. 전주의 80점 대비로도 급등했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 지수는 0점으로 갈수록 투자에 대해 비관하는 극도의 공포를 느끼고, 100점에 근접할수록 낙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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