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우리·농협은행장 교체 가닥…국민·신한·하나는 연임 가능성
    민선희 기자
    입력 2024.11.24 06:09

내부 통제가 변수…이번 주부터 행장 인사 윤곽나온다

하나 함영주·농협 이석준 등 지주 회장도 임기 만료 앞둬

5대은행장
왼쪽부터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한지훈 민선희 기자 = 주요 은행장들이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거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주부터는 차기 행장 인사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이 고금리 시기에 호실적을 이어간 가운데 내부 통제가 연임 여부를 가르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전임 회장 부당대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우리은행과 올해만 여섯차례 이상 금융 사고가 불거진 농협은행은 행장 연임이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행장의 임기가 올해 12월 31일 일제히 만료된다.

조병규(59) 우리은행장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여파로 교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 이사들은 지난 22일 오후 서울 중구 본사에서 정례 회의를 하고 조 행장의 연임이 어렵다는 데 뜻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은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이나 개인사업자에 350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더해 검찰 수사로 70억∼80억원 규모의 추가 부당대출 정황이 드러났다.

조 행장은 이 부당대출에 직접 연루되지 않았으나 사후에 위법 사실을 파악하고도 고의로 금융당국 보고를 지연한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랐다. 18일 압수수색 영장에는 피의자로 명시됐다.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는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이다. 후보군으로는 박장근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유도현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정진완 중소기업그룹 집행 부행장 등이 주로 거론된다.

국내영업부문과 기업투자금융부문을 각각 이끄는 김범석 부행장과 기동호 부행장도 하마평에 오른다.

일각에서는 세대교체를 위해 사내외에서 예상치 못한 인물을 깜짝 발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밖에 이석태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강신국 우리PE자산운용 대표 등 지난해 조 행장과 함께 롱리스트에 포함됐던 우리금융 자회사 대표들이 행장 후보로 추천될 수도 있다.

첫 2년 임기를 마친 이석용(59) NH농협은행장도 교체된다는 관측이 많이 나온다.

농협은행은 은행장의 연임이 일반적이지 않은 데다, 올해 들어 드러난 금융사고만 여섯차례 이상이라는 점도 부담으로 꼽힌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차기 행장 인선 절차가 철통 보안 속에 진행되고 있다"며 "12월 중순은 돼야 의미 있는 후보군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KB국민은행 이재근(58) 현 행장은 재연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재근 행장은 지난 2022년 1월 취임한 후 첫 2년 임기에 이어 1년 연임에 성공해 올해 3년차 임기를 지냈다. 국민은행 허인 전 행장도 재연임(2+1+1)에 성공했다.

이 행장은 올해 실적에 최대 변수로 거론됐던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를 예상보다 수월하게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KB금융그룹은 오는 27일 계열사 대표 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2월 취임해 첫 임기를 마치는 정상혁(60) 신한은행장도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올해 신한은행이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했고, 통상 2+1년이라는 최고경영자(CEO) 인사 기조를 고려하면 연임이 유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3조1천28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썼을 뿐 아니라, 올해 은행권 순익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이승열(61) 하나은행장 역시 연임 가능성이 거론된다.

하나은행은 이승열 행장 취임 첫해인 작년 은행권에서 순이익이 가장 많았고, 올해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다음달 중순 행장 후보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왼쪽부터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금융그룹 회장 중에는 함영주(68)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과 이석준(65)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함 회장은 지난 2022년 3월 취임했으며, 내년 3월 31일 첫 3년 임기를 마친다.

지난 2023년 1월 취임한 이 회장은 올해 말 2년 임기가 끝난다.

농협금융은 다음달, 하나금융은 해를 넘겨서 회장 후보자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5대금융그룹은 은행장 외에도 자회사 CEO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다.

KB금융에서는 11개 자회사 중 5개 자회사(KB국민은행·KB증권·KB국민카드·KB라이프생명·KB데이타시스템) CEO 임기가 올 연말 끝난다.

신한금융은 14곳 중 12곳(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라이프, 신한캐피탈, 제주은행[006220], 신한저축은행, 신한자산신탁, 신한DS, 신한펀드파트너스, 신한리츠운용, 신한벤처투자, 신한EZ손보)의 CEO 임기가 올해 말이나 내년 3월까지다.

하나금융 역시 올해 말 CEO 임기 만료를 앞둔 자회사가 14개사 중 12개사(하나은행, 하나증권,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자산신탁, 하나저축은행, 하나대체투자, 하나에프앤아이, 하나금융티아이, 하나펀드서비스, 하나벤처스, 핀크)에 달한다.

우리금융은 7개사(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캐피탈, 우리자산신탁, 우리에프앤아이,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NH농협금융은 5개사(NH농협은행, NH농협생명, NH-Amundi 자산운용, NH농협캐피탈, NH벤처투자)의 CEO 임기가 올 연말 끝난다.

shk999@yna.co.kr, hanjh@yna.co.kr, s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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