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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슈]코인 '빚투'로 급등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변동성 심해진 이유
    입력 2024.11.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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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회장. 게티이미지

[ 아시아경제 ] 전환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해 비트코인을 대량매수 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주가가 가상화폐 시장과 연동돼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회사의 본업인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에서는 손실이 났지만 보유 중인 비트코인 가치 상승으로 손실을 만회 중이다. 마이클 세일러 회장을 중심으로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 '올인' 전략을 계속 이어갈 것임을 밝힌 가운데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극심한 가상화폐에 기업 자금을 몰아 넣는 전략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 급등락…코인따라 변동성 심화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전일보다 9.94% 급등한 388.84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대선이 치러진 5일 이후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는 급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5일 227.80달러였던 주가는 이달 20일 473.83달러를 기록해 보름 만에 108%나 급등했다가 이후 26일까지 다시 353.69달러로 25.35% 하락했다.

주가가 이처럼 널뛰는 주된 이유는 해당 종목이 비트코인 테마주로 불리며 가상화폐 시장과 연동돼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세일러 회장이 비트코인을 매수한 시점부터 현재까지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총 38만6700개로 370억달러(약 52조원) 규모다. 상장사 중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 중이다.

전세계 비트코인의 약 1.8%에 해당하는 막대한 물량이다보니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에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도 큰 영향을 받게 됐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미국 대선일인 5일 6만8317.69달러에서 지난 22일 9만8739.25달러로 급등했다. 이후 26일 9만1944.42달러까지 다시 빠졌다가 27일에는 9만5963.98달러로 반등하며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본업은 클라우드 컴퓨팅·소프트웨어인데…형편없는 실적
게티이미지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본업인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 실적은 내리막길이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올해 3분기 매출은 1억161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0.34% 감소했고, 4억4300만달러의 영업손실이 났다. 올들어 3개 분기 내내 역성장 중이다.

1989년에 세워진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본래 기업 비즈니스 데이터를 분석해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것을 돕는 프로세스인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업체였다. 지금은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통해 모바일용 BI 소프트웨어를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 주로 기업 대 기업(B2B) 사업에 집중해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지 않은 기업이었다.

이후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지면서 나타난 경기악화로 BI 업계 전반이 큰 타격을 받게 되자 당시 최고경영자(CEO)였던 세일러 회장은 적극적인 비트코인 투자를 발표하고 매수에 나섰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시장이 침체기를 맞으면서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2022년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의 손실이 났으며, 그해 8월 세일러 회장은 CEO 자리에서 물러나고 이후 회장직만 유지한 채 비트코인 매수 부문만 담당하게 됐다.

전환사채로 자금마련해 코인투자에 올인…"비트코인 50만달러 갈 것"
로이터연합뉴스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계속 본업보다 비트코인 투자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30억달러 규모 2029년 만기 전환사채를 발행해 사내 유보 자금까지 합쳐 비트코인을 추가 매수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25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11월18일~24일 비트코인을 총 54억달러, 개당 평균 9만7862달러에 매입했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비트코인 올인 전략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향후 3년간 주식 매각과 채권발행 등을 통해 42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 비트코인 추가매입에 쓰겠다는 입장이다.

세일러 회장도 지난 22일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2주간 비트코인 평가액이 54억달러 증가했다. 하루 5억달러씩 벌고 있다"며 "비트코인은 향후 21년간 수익률이 20%를 보일 것이며 가격 변동성도 차차 안정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업 전체 자금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에 올인하는 전략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가상화폐 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빚으로 감내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가상화폐 자산 전문투자기업인 갤럭시디지털(GalaxyDigital)의 마이크 노보그라츠 최고 경영자(CEO)는 "비트코인은 단기간에 급등한만큼 10만달러선 돌파 이후 대규모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가상화폐 관련주로 등극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레버리지도 매우 높기 때문에 더 심한 주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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