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서울 아파트값 양극화 심화…"상위 20% 1채면 하위 5.5채 산다"
    서미숙 기자
    입력 2024.12.03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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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5분위 배율 5.5로 역대 최대…전국도 10.93 조사 이래 가장 높아

'똘똘한 한 채' 선호 영향…저가보다 고가 아파트 상승폭 커

3분기 소득 증가로 PIR은 떨어져…서울 내 집 마련 기간 10년 이내로 줄어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집값 양극화가 더욱 심화하며 서울 아파트 가격 상위 20%와 하위 20%의 격차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벌어졌다.

지난 3분기 소득 증가로 도시근로자 중위 소득자가 월급을 모아 내 집 마련을 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은 10년 이하로 감소했다.

남산에서 바라 본 서울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3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 시계열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아파트값 5분위 배율은 5.5로, 2008년 12월 통계 조사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주택가격 상위 20% 평균(5분위)을 하위 20% 평균(1분위)으로 나눈 값으로, 고가주택과 저가주택 간의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지표다.

5분위 배율이 5.5라는 것은 상위 20% 아파트 1채 가격으로 하위 20% 아파트를 평균 5.5채 살 수 있다는 의미와도 같다.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은 지난 2022년 12월 4.5에서 올해 4월 5.0으로 확대된 뒤 지난 8·9월에는 두 달 연속 5.4를 기록했고, 지난달에 5.5배로 격차가 커졌다.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으로 인기지역 고가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고가와 저가 아파트 간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한 것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1분위 평균은 4억9천61만원, 5분위 평균은 26억8천774만원으로, 1분위 아파트는 전월(4억9천11만원)보다 0.11% 오른 데 비해 5분위 아파트는 전월(26억5천117만원) 대비 1.38% 상승했다.

전국의 아파트 5분위 배율은 10.93으로 역시 역대 최대 격차를 이어갔다. 상위 20% 아파트 1채로 하위 20% 아파트를 11채 가까이 살 수 있는 셈이다.

지방 아파트값 하락 여파로 지난달 전국 기준 1분위 평균가는 1억1천672만원을 기록하며 전월(1억1천683만원)보다 0.1%가량 떨어졌으나, 5분위 평균가는 12억7천623만원으로 전월(12만6천829만원)보다 0.6% 상승했다.

한편, 3분기 기준 서울의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Price Income Ratio)은 중간 수준인 3분위를 기준으로 9.8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분기 10.3에서 3분기 들어 10년 이하로 하락한 것이다.

PIR은 주택 가격을 가구 소득으로 나눈 것으로, 중산층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9.8년을 모아야 중간 가격 수준의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국 기준 PIR도 2분기 4.7에서 3분기에 4.5로 떨어졌다.

PIR이 하락한 것은 3분기 가계소득이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지난달 말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25만5천원으로 1년 전보다 4.4% 늘어 지난해 1분기(4.7%)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에 비해 KB국민은행 기준 3분기 주택 매매가격은 2분기 대비 전국이 0.3%, 서울은 1.44% 상승해 소득 증가 폭보다 낮았다.

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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