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5%를 기록했다. 1%대 물가 상승률이 석 달째 이어진 것이다. 근원물가와 생활물가도 둔화 흐름을 지속했다. 정부는 별다른 대외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당분간 물가는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과 비교해 1.5%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4월(2.9%) 3% 밑으로 떨어진 뒤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는 둔화 흐름을 나타냈다. 이후 9월(1.6%)에 1%대로 떨어진 뒤 3개월 연속 1%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전체 물가를 끌어내린 가장 큰 요인은 석유류 가격 하락세다. 지난달 석유류 물가는 국제유가 안정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5.3%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를 0.22%포인트 끌어내렸다. 다만 하락폭은 유류세 인하조치 조정 영향으로 10월(-10.9%)에 비해 줄어들었다.
물가의 기조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 올랐다. 지난 8월 36개월 만에 1%대에 진입한 이후 넉 달 연속 1%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도 전월(1.8%)에 이어 1.9%를 기록했다.
구입이 잦고 지출 비중이 커 소비자가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6%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10월 4.6%로 정점을 찍은 뒤 올 들어 3%대에서 등락 흐름을 보이다가 9월(1.5%)부터 상승폭이 크게 둔화했다. 이 가운데 식품은 1년 전과 비교해 2.2% 오르며 상승폭이 둔화했고, 식품 이외는 1.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전월세포함생활물가지수는 1.4% 올랐다.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 오르며 2022년 3월 이후 32개월 만에 최저 상승을 기록했다. 신선과실이 8.6% 크게 하락했고, 신선채소와 신선어개가 각각 10.4%, 0.4% 상승했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1.0% 올랐지만, 채소류는 10.4%나 뛰면서 전체 물가를 0.15% 끌어올렸다. 품목별로는 무가 62.5% 오르며 전달에 이어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호박(42.9%), 김(35%), 귤(23.2%), 토마토(15.3%) 등이 큰 오름세를 보인 반면, 파(-20.7%), 감자(-11.8%), 사과(-8.9%), 양파(-7.9%), 닭고기(-6.4%), 쌀(-6.1%) 등은 하락했다.
정부는 당분간 급격한 물가인상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향후 물가는 이상기후, 국제유가 등 불확실성이 있다”면서도 “특별한 충격이 없다면 2% 이내의 물가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전날 보고서를 통해 내년 근원물가 전망치를 1.9%로 제시했다.
정부는 소비자 물가와 국민들이 실제로 느끼는 체감물가와의 괴리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황경임 기재부 물가정책과장은 “고물가를 겪으면서 물가상승률이 6%까지 상승하는 등 인플레이션율이 굉장히 높았던 게 누적돼 있다”면서 “(국민들이) 아직 체감 수준은 높다고 느끼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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