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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Next]대출 안 나와 계약 깼다…“내년 아파트 거래 더 줄어”
    입력 2024.12.09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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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9월1일)가 시행된 지 100일을 맞는 가운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은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수도권 외곽에서는 가격까지 내려갔다. 고금리에 대출 한도까지 줄어들면서 자금줄이 마른 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을 포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계엄령과 탄핵 등 정치적 혼란에, 내년 하반기 DSR 3단계까지 시행될 예정이어서 이 같은 거래 한파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DSR 2단계 100일 ‘거래 한파’

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날 기준)은 3126건으로 집계됐다. 거래량이 한 달 전(6490건) 대비 반 토막이 났다. 올해 최고치(9206건·7월)와 비교하면 66%(6080건) 급감했다. 이 수치는 10월 3714건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달 2348건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스트레스 DSR 2단계 조치가 시작되면서 거래 절벽이 본격화했다. 스트레스 DSR은 실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에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더해 대출한도를 축소하는 규제다. 2단계 시행으로 기본 스트레스 금리(1.5%)에 적용하는 가중치가 25%에서 50%로 상향되고 적용 대상에 은행권 신용대출 및 제2금융권 주담대가 추가됐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9월 이후 강력한 대출 규제가 시작되면서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관망세로 돌아선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목동신시가지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 9월 초 이미 약정금 수천만 원이 들어간 20평 매물 계약이 대출이 안 나오는 바람에 파기돼 아직까지 거래가 안 되고 있다"고 전했다.

매물은 쌓이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달 말 기준 9만가구에 달한다. 아실이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양천구 목동 Y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호가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대출 규제가 시행돼 지난 9월부터 거래가 완전히 ‘스톱’됐다"며 "매수자는 없는데 매매 물건만 계속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집값 상승 폭도 줄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지난 10월 둘째 주(0.11%) 이후 4주 연속(0.09%→0.08%→0.07%→0.06%) 감소했다. 지난달 마지막 주 0.04%로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 2단계 조치 시행 직전인 8월 둘째 주(0.32%)와 비교해 크게 꺾였다. 서울은 주택 매매가격지수도 9월 0.54%에서 10월 0.33%로 0.21%포인트 줄었다.

연합뉴스
가격 하락세도 나타나

수도권 외곽에서는 거래 한파에 가격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경기 안성시 옥산동 ‘안성아양시티프라디움’ 112㎥(34평)는 지난달 21일 3억7500만원(21층)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9월 초(3억9750만원)보다 2000만원 이상 떨어진 가격이다. 경기 하남시 위례신도시 ‘신안인스빌아스트로’ 124㎥(37평)는 10월 15억6000만원(14층)에 거래돼 7월(16억원·12층)보다 4000만원 낮아졌다. 경기 안성은 매매가격 변동률이 10~11월 -0.05%와 0.01%를 오가다 이번 달 첫째 주 -0.09%까지 감소 폭이 커졌다. 하남도 10~11월 0.01~0.07%를 오가다 이번 달 첫째 주 -0.02%로 하락 전환했다.

내년 7월부터는 규제 강도를 더 높인 DSR 3단계 시행이 예정돼 있다. 기본 스트레스 금리의 반영비율이 50%에서 100%로 늘어나고, 은행권은 물론 2금융권의 주담대, 신용대출, 기타대출까지 적용 대상이 확대된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수도권에서는 대출 규제가 금리보다 더 무섭다. 내년에 금리 인하와 대출 규제가 시소게임을 하면서 조정기가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적 혼란도 악재다. 김 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시장은 불확실성이 강하면 거래가 아예 멈춰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내년 정치 이슈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져 거래가 더 감소되고 심리적으로도 기다려보자는 심리가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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