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아시아개발은행(ADB)이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3개월 전보다 0.3%포인트 낮춘 2.0%로 조정했다. 올해 성장률도 직전 전망 대비 0.3%포인트 내린 2.2%로 제시했다. 이번 전망에는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리스크만 고려됐고, 한국 계엄 상황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 한국 경제 성장 저해 요인으로는 낮아진 수출 증가율을 지목했다.
ADB는 11일 발표한 '12월 아시아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와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이같이 하향 조정했다.
ADB는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0%로 제시하며, 지난 9월 발표한 전망치(2.3%)보다 0.3%포인트 낮췄다. 2.0% 성장률 전망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1%)나 정부(2.2%)보다는 낮고 한국은행(1.9%)보다는 높다. 국제통화기금(IMF)과는 전망치가 같다.
올해 성장률 또한 지난 9월보다 0.3%포인트 낮은 2.2%로 예상했다.
ADB는 수출 증가율 하락을 성장률 하향 전망의 근거로 꼽았다. ADB는 "내수는 기준금리 인하, 정부정책 등으로 개선이 예상되나,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수출 증가의 영향이 점차 둔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한국 경제 성장에서 수출이 경기 부진을 방어하는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수출 증가율 하락 내년 성장률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판단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촉발한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이 한국 경제 여건에 미치는 영향 분석은 이번 보고서에 담기지 않았다. 이상홍 기획재정부 국제기구과 서기관은 "보고서의 작성, 승인 시점을 고려하면 계엄 사태 발생 이후 영향은 이번 전망에 반영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ADB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에 따른 관세인상 등 정책변화 우려, 지정학적 긴장 심화, 중국 부동산시장 침체 등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지역 성장 전망의 하방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ADB는 아시아 지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전망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한 4.8%로 예상했다. 중국은 4.5%, 대만은 2.5%, 홍콩은 2.3%, 인도는 7.0%, 싱가포르는 2.6% 성장할 것으로 각각 내다봤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 역시 지난 9월보다 0.1%포인트 내린 4.9%로 전망했다. 동아시아·남아시아 지역 성장이 당초 전망보다 부진한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ADB는 한국의 내년 물가상승률을 종전과 같은 2.0%로 내다봤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2.3%로 예상했다. 국제유가 하락, 식료품 가격 상승 둔화 등으로 물가 안정세가 가속할 것으로 ADB는 분석했다.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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