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이코노미뉴스 김수현]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가 ‘코리아 밸류업 지수’ 추가 편입이라는 호재를 만났지만, 오히려 주가는 하락해 밸류업 ‘약발’이 통하지 않는 모양새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 16일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에 대한 특별변경안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KB금융과 하나금융를 비롯해 현대모비스, SK텔레콤, KT 등 5개 종목이 지수에 신규 편입했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지난 9월 말 국내 100개 기업으로 구성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발표했다.
해당 지수는 한국 주식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완화를 위해 개발됐는데, 수익성·주주환원·시장평가·자본효율성 등의 조건을 충족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꾸려졌다. 참여 기업들은 투자 유입에 따른 주가 상승과 유동성 증가, 기업 이미지 제고 등의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됐다.
이중 금융지주사는 3곳이 포함됐는데, 메리츠금융지주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조기 공시해 정식 편입에 성공했고,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편입기준 완화 등의 특례를 통해 지수에 탑승했다.
반면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자기자본이익률(ROE),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주요 요건 미달을 이유로 들어가지 못했다.
이에 KB금융은 지난 10월 24일 보통주자본비율(CET1)과 연계한 자체 밸류업 방안을 공개했다. 주요 골자는 올해 말 CET1의 13%가 넘는 잉여자본은 내년 1차 주주환원의 재원으로 사용하고, 13.5%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은 하반기 자사주매입 및 소각에 이용한다는 방침이다.
같은 달 29일 하나금융 역시 밸류업 계획을 밝혔다. △주주환원율 △CET1 △ROE 등 3대 핵심 지표를 개선하고, 특히 매년 단계적으로 총주주환원율을 증대해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을 50%까지 높인다는 방침이다.
추가로 공개한 방안 덕분에 KB금융과 하나금융이 밸류업 지수 막차를 타며 호재를 만들었지만, KB금융은 물론 하나금융의 주가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듯 보인다.
이날 KB금융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24% 하락한 8만4400원을 기록했다. 자체 밸류업 방안을 발표한 다음 날 주가를 8.37% 띄운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하나금융 역시 1.02% 내린 5만83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업계에서는 KB금융과 하나금융의 주가 하락이 이미 예견됐다는 분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금리 인상 여파로 인해 높은 예대마진으로 역대급 실적을 달성할 것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이었다”며 “호실적과 함께 밸류업 공시와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반영된 상태로 추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앞서 국내 시장을 떠나던 외국인 투자자들 역시 최근 비상 계엄령으로 불안정성이 커지자 매도를 이어가고 있어, 금융지주사들의 하방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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