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지난해 육아휴직자가 전년보다 3.0% 감소했다.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전년보다 휴직자 수가 감소한 건 처음이다. 통계청은 지난해 출생아 수가 줄어들면서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부모의 숫자가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23년 육아휴직 통계’에 따르면,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대상으로 지난해 육아휴직을 시작한 사람은 1년 전보다 3.0% 감소한 19만5986명으로 집계됐다. 2010년부터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증가 폭이 마이너스로 전환한 건 처음이다.
통계청은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자녀의 연령대인 8세 이하 인구가 지난해 6.5% 감소하고, 출생아 수 또한 7.7% 감소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출생아 수가 감소하면서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대상자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전년도에 정부가 3+3 육아휴직제 등을 도입하면서 육아휴직 사용이 큰 폭(14.2%)으로 증가한 데 따른 영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2022년에는 11년 만에 육아휴직자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었다. 3+3 육아 휴직제는 부모 자녀 생후 12개월 이내에 육아휴직 사용 시 육아휴직 급여를 상한 지급하는 제도다.
전년도에 28.5% 늘었던 아빠 육아휴직자는 5만455명으로 전년보다 4110명(-7.5%) 감소했다. 엄마 육아 휴직자도 14만5531명으로 전년보다 1997명(-1.4%) 줄었다. 전체 육아휴직자 19만5986명 중 아빠는 25.7%, 엄마는 74.3%를 차지했다. 매년 증가하던 아빠 육아휴직자의 비중은 1년 전보다 1.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태어난 아기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32.9%로 전년보다 1.6%포인트 상승했다. 2023년 출생아 부모의 2023년 육아휴직 사용률은 아빠(7.4%), 엄마(73.2%)를 차지했다. 아빠는 전년보다 0.3%, 엄마는 2.0% 높아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인구수가 줄면서 전체 육아휴직 사용자 숫자는 줄었지만, 출생아 부모의 사용률은 증가하고 있다”며 “제도적 뒷받침이 되고 있기 때문에 사용률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육아휴직을 한 엄마는 30대가 가장 많았다. 30대 초반(30∼34세)이 41.3%, 30대 후반(35∼39세)이 33.5%로 나타나 30대가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40세 이상(35.7%), 30세 미만(3.1%) 순으로 뒤를 이었다. 아빠 육아휴직자는 엄마보다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30대 후반(38.2%)이 가장 많았고 40세 이상도 35.7%로 나타났다. 그다음으로 30대 초반(23.0%), 30세 미만(3.1%) 등의 순이었다.
기업체 규모별로는 대기업 육아휴직자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아빠 육아휴직자의 70.0%가 종사자 규모 300명 이상인 대기업에서 근무했다. 이어 50∼299명(14.7%), 5∼49명(11.0%), 4명 이하(3.7%) 등 순으로 나타났다. 엄마 육아휴직자 또한 58.2%가 종사자 규모 300명 이상인 기업체에서 근무했다. 이어 50∼299명(14.7%), 5∼49명(11.0%), 4명 이하(3.7%)인 기업체 순이었다.
통계청이 올해부터 작성한 시도별 전체 육아휴직 사용률을 보면 세종 (37.0%), 강원(36.1%) 순으로 높았고, 울산(29.7%), 경남(30.7%) 순으로 낮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육아휴직을 사용하기 위해 6개월 이상 근무해야 하는 조건이 붙지 않는 공공행정기관이 세종에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