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0
5
0
경제
[금안보고서]"환율 급등에…금융사 유동성 관리 나서야"
    입력 2024.12.24 11:00
    0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 각종 지수들이 표시되고 있다. 허영한 기자

[ 아시아경제 ] 계엄사태 이후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은행과 보험 등 국내 금융기관들이 재무건전성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환율이 치솟으면서 달러로 보유한 위험자산의 원화환산액이 급증할 수 있어 금융사들이 선제적인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환율 급등으로 금융기관 건전성 지표 악화 우려

24일 한국은행은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한 급격한 환율 상승이 금융기관의 손실흡수력 및 유동성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수 있다고 밝혔다.

은행의 경우 위험가중자산(RWA)의 원화환산액 증가로 총자본비율이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RWA는 은행의 자산을 대출이나 미수, 해외투자 등 유형별로 위험정도를 감안해 재평가한 것이다. 환율이 급상승하면 외화RWA의 원화환산액이 늘어서 총자본비율이나 보통주자본비율(CET1) 등 원화RWA를 바탕으로 계산되는 은행 건전성 지표를 악화시킨다.

지난 3분기 기준 국내 은행들의 외화RWA 규모는 209조5000억원으로 전체 RWA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6%에 달했다. 원화값이 10원 하락할 때 5대 금융지주 RWA는 약 1조98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은 내년에도 고환율이 지속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환율 상승으로 은행의 자본비율과 손익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을 고려해 내년 대응계획을 짜고 있다.

김종화 한은 금융통화위원은 "환율 수준이 높아진 상황에서 금융기관이 자본과 유동성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며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융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은은 국내 은행의 경우 외화자산과 외화부채를 거의 비슷하게 유지하고 있어 환율 상승이 은행들의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또한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의 경우 외환파생상품 관련 증거금 납부로 하락 압력이 있지만, 은행들의 보수적 외화유동성 관리 등으로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LCR은 은행이 위기에 처해 돈이 빠져나갈 때 각자 보유한 자산으로 이를 감내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단기 유동성 지표다. 지난 3분기말 기준 국내 은행의 LCR은 113.1%로 양호한 편이다.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도 유동성 관리해야

한은은 은행 외에도 보험사와 자산운용사 등이 환율 상승으로 인해 유동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보험사는 환율 상승으로 인한 헤지(위험제거) 비용 증가로 추가 원화자금이 필요하거나 변동증거금 납입 요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보험회사의 원화채권 보유 규모를 고려할 때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자산운용회사의 경우 운용 중인 펀드의 환헤지 갱신 과정에서 추가 원화 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반적으로 증거금 추가 지급의무가 없어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환 파생거래 관련 증거금 납입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의 경우 원화증권을 담보로 한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 거래에서 환율 상승으로 인한 추가 담보 납입부담이 커질 수 있으나, 고유동성 자산 보유 규모를 감안할 때 유동성 부담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은 관계자는 "단기적 자금수요와 환율 급등이 맞물릴 경우 일부 금융기관들이 유동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며 "환율 급등시 자금 수요가 단기에 집중되지 않도록 외환스와프 만기 장기화를 유도하는 등의 정책적 노력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상승
    #자본
    #은행
    #경우
    #자산
    #관리
    #금융사
    #보고서
    #급등
    #동성
트렌드 뉴스 모아보기
이 기사, 어떠셨나요?
  • 기뻐요
  • 기뻐요
  • 0
  • 응원해요
  • 응원해요
  • 0
  • 실망이에요
  • 실망이에요
  • 0
  • 슬퍼요
  • 슬퍼요
  • 0
댓글
정보작성하신 댓글이 타인의 명예훼손, 모욕, 성희롱, 허위사실 유포 등에 해당할 경우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경제 주요뉴스
  • 1
  • ‘유심 재고 도착’ 문자에 속지 마세요…SKT 스미싱 주의 당부
    서울신문
    0
  • ‘유심 재고 도착’ 문자에 속지 마세요…SKT 스미싱 주의 당부
  • 2
  • 삼성도 남일 아냐…연봉 '3300만원' TSMC 현지 채용 논란
    아시아경제
    0
  • 삼성도 남일 아냐…연봉 '3300만원' TSMC 현지 채용 논란
  • 3
  • 현대해상, '어린이 눈높이' 115cm 맞춘 미술 전시회 개최
    아시아경제
    0
  • 현대해상, '어린이 눈높이' 115cm 맞춘 미술 전시회 개최
  • 4
  • 신한은행, 종합소득세 비대면 서류발급 서비스 시행
    아시아경제
    0
  • 신한은행, 종합소득세 비대면 서류발급 서비스 시행
  • 5
  • 산업은행, 원전산업성장펀드 모펀드 위탁운용사로 신한자산운용 선정
    아시아경제
    0
  • 산업은행, 원전산업성장펀드 모펀드 위탁운용사로 신한자산운용 선정
  • 6
  • 고개 숙였던 백종원, 50억원 지원금 투입 “점주 애로 직접 듣겠다”
    서울신문
    0
  • 고개 숙였던 백종원, 50억원 지원금 투입 “점주 애로 직접 듣겠다”
  • 7
  • ‘90억원 해킹’ 위믹스 결국 사상초유 재상폐...“신뢰·보안 기준 미달”
    서울신문
    0
  • ‘90억원 해킹’ 위믹스 결국 사상초유 재상폐...“신뢰·보안 기준 미달”
  • 8
  • 캐롯 품은 한화손보, '2030 디지털' 고객층까지 확장
    아시아경제
    0
  • 캐롯 품은 한화손보, '2030 디지털' 고객층까지 확장
  • 9
  • 원·달러 환율 15.7원 내린 1405.3원 마감
    아시아경제
    0
  • 원·달러 환율 15.7원 내린 1405.3원 마감
  • 10
  • 가짜 서류로 64억 대출 신청…하나은행서 외부인 사기 금융사고 발생
    아시아경제
    0
  • 가짜 서류로 64억 대출 신청…하나은행서 외부인 사기 금융사고 발생
트렌드 뉴스
    최신뉴스
    인기뉴스
닫기
  • 투표
  • 스타샵
  •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