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지난달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대선에서 '가상화폐 대통령'을 자처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승리에 대한 기대감에 신규 투자자가 대거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광현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수는 1559만명으로 나타났다. 미국 대선 전인 10월 말보다 61만명 증가했다.

이는 국내 5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계정을 보유한 투자자 수로, 한 사람이 여러 거래소에 계정을 가진 경우 중복으로 집계됐다. 한은이 가상자산 관련 통계 자료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수는 지난 7월 말 1474만명, 8월 말 1482만명, 9월 말 1488만명, 10월 말 1498만명 등으로 매달 10만명 안팎씩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11월 들어 증가 폭이 커졌다.

11월 말 국내 투자자들의 가상자산 보유금액은 시가 평가 기준으로 총 102조6000억원에 달한다. 전체 보유액은 지난 7월 말 58조6000억원, 8월 말 50조6000억원, 9월 말 54조7000억원, 10월 말 58조원 등으로 그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오다 11월 말 급증한 것이다.

투자 대기성 자금인 예치금 규모는 11월 말 8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7월 말 4조9000억원, 8월 말 4조5000억원, 9월 말 4조4000억원, 10월 말 4조7000억원에서 크게 늘었다.

거래 규모도 국내 주식시장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커졌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월 중 14조9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같은 달 코스피시장(9조9214억원)과 코스닥시장(6조9703억원)을 더한 것과 맞먹는다.

임 의원은 "가상자산 거래 규모가 주식시장에 필적하는 수준으로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며 "범정부 차원에서 가상자산 시장의 안정성을 제고하고 이용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건전한 시장 거래를 확립하기 위해 만반이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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