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이코노미뉴스 정재혁]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2년차를 맞아 지주 내 '부문장'의 위상을 다시금 부회장급으로 격상시키며 후계 양성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아직 임기가 2년 가까이 남았다는 점에서 다소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전임 윤종규 회장이 떠나기 전 구축해 놓은 '최고경영자(CEO) 승계 프로그램'을 그룹 내 전통으로 확립시키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26일 조직개편 및 경영진 인사를 실시하고 이재근 전 KB국민은행장과 이창권 전 KB국민카드 사장을 각각 글로벌사업부문장과 디지털부문장‧IT부문장에 각각 선임했다.
KB금융은 이번 인사에 대해 "계열사 대표이사로서 검증된 경영관리 역량을 그룹 차원에서 활용하고 핵심 사업의 연속성 있는 추진을 위해 현 계열사 대표이사인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을 글로벌부문장으로,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을 디지털 및 IT부문장으로 이동시켰다"고 밝혔다.
KB금융은 작년 11월 양 회장이 취임하면서 기존 부회장직을 폐지하고, 이를 대체하는 부문장직은 그대로 유지한 바 있다.
다만, 차기 회장 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허인‧이동철 전 부회장들이 용퇴하고, 그나마 자리를 지켰던 박정림 총괄부문장(KB증권 대표)마저 '라임펀드 사태' 여파로 자진 사임하면서 지주 부문장의 위상이 크게 떨어졌다.
실제로 이후 그 자리를 채운 서영호 글로벌사업부문장과 조영서 디지털‧IT부문장은 직급이 부사장으로 계열사 CEO를 경험한 무게감 있는 인사들은 아니었다.
이에 금융권 일각에선 양 회장이 취임 이후 친정 체제 구축을 위해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통하는 부문장직의 위상을 의도적으로 격하시킨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었다.
하지만, 양종희 회장이 이번 인사에서 1년 만에 부문장직의 격을 끌어올리면서 이러한 우려는 기우였음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양종희 회장이 윤 전 회장이 확립해 놓은 후계 양성 프로그램의 뜻을 거스르지 않고 그대로 따르는 모습"이라며 "그간 외풍에 시달려온 KB금융이 내부 결속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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