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2년 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정기검사를 받은 광주은행에 제재가 내려졌다. 금감원에 보고해야 할 사항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거나 해외 자회사 및 은행 내부통제체계가 정비되지 않은 점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금감원은 최근 광주은행에 과태료 1200만원의 제재를 내렸다. 임직원 주의 1명, 퇴직자 5명에 대한 위법사항 통보 등도 병행했다. 여기에 경영유의사항 16건과 개선사항 22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우선 금감원은 광주은행 준법감시인들이 고액 현금거래 보고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은행의 보고책임자는 2000만원 이상 현금(2019년 7월부터 1000만원 이상) 거래와 관련한 사실을 30일 이내에 금융정보분석원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하지만 광주은행 전직 준법감시인 3명은 2016년 11월부터 2020년 1월 중 원장에게 보고해야 할 217건을 최소 23일에서 최대 838일간 지연 보고했다.

준법감시인에 대한 성과평가 기준이 부적정한 것도 문책했다. 준법감시인은 금융사가 업무과정에서 법령을 잘 지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내부통제 관련 업무를 총괄한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을 보면 준법감시인과 위험관리책임자는 회사의 재무적 경영성과와 연동하지 않는 별도의 보수지급 및 평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광주은행은 2016년 10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이들에 대한 장기성과급 평가지표를 자기자본이익률(ROE) 달성도와 상대적 총주주수익률(상대적 TSR)로 정하는 등 일반 임직원과 동일한 평가기준을 적용했다.

금감원은 광주은행의 베트남 사업에 대한 제대로 된 경영관리도 주문했다. 광주은행은 2019년 베트남 현지 증권사인 모건스탠리 게이트웨이(MSGS)를 인수한 바 있다. 금감원은 전산시스템 개발과 전문인력 확보 등 대규모 투자가 MSGS에 필요하다며 “베트남 내 치열한 시장경쟁 상황에서 광주은행의 증권업에 대한 전문성 부족으로 안정적인 사업기반 구축에 난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 이사회의 자회사 경영전략 등 경영관리에 대한 통할 기능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수 주재원에 의지해 자회사를 경영관리하는 것은 대규모 투자계약체결 및 자금운용 과정에서 금융사고 등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도 했다.

경영유의 조치를 내린 사항 중 대부분은 내부통제체계 정비와 관련됐다. 우선 임원의 내부통제 책임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을 지적했다. 광주은행 이사회가 제정한 내부통제규정에서 내부통제체계 구축·운영 의무를 은행장에게 포괄적으로 위임한 점, 다른 임원에 대해선 그 역할과 책임 범위를 모호하게 규정하고 있는 점이 대표적이다.

금감원은 내부통제를 위한 인력 정비도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내부통제 업무 수행 인원이 8명으로 전체 인원(2022년 기준 1615명) 대비 0.52%로 지방은행 평균 0.58%보다 낮다는 것이다. 규정이나 지침을 준수했는지 은행 자체적으로 점검하는 자점감사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감사 결과가 자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점과 자점감사와 같은 준법감시활동을 경영실적 평가기준(KPI)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이외에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사업성 평가 및 시공사 신용평가 강화, 전략대출 등 가계신용대출 리스크관리 강화, 여신 포트폴리오 편중 리스크관리 강화, 자본관리계획 수립·운영 실효성 강화 등에 대해서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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