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올해 1분기 수도권 주택의 전·월세 쏠림으로, 전·월세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금융당국의 수도권 대출 규제 기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이어지는 데다,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여전히 높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로 인해 수요자가 주택 매매보다 전·월세 계약에 나선다는 것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은 2일 이 같은 내용의 '2024년 4분기 지표로 보는 건설시장과 이슈'를 공개했다.
건정연은 올해 상반기 수도권 주택 매매 시장이 위축되면서 전·월세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매 수요가 관망세를 보이면서 임대차 시장의 불안정성과 가격 상승 압력이 심화한다는 분석이다.
주택 매매 시장은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로 점차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여전히 주담대 금리가 높아 매수 심리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평균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11월 4.30%로 지난해 7월(3.50%)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금융당국은 지난해 가계대출 목표 한도를 넘은 은행의 올해 대출 한도를 줄이기로 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의 올해 대출 한도가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주담대 규모는 지난해 111월 1060조6360억원으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강화한 대출 규제로 수도권 주택가격의 상승 폭은 줄어드는 반면, 월세는 둔화세 없이 일정하게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도권 주택 가격은 지난해 11월 전월 대비 0.1%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9월(0.5%) 이후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다. 이와 달리 월세는 같은 기간 매달 0.2% 상승했다.
건정연은 "지난해에는 주담대 금리 인하 기대감, 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매수 관망, 전세사기로 인한 비아파트 전세 기피 현상 등으로 월세 수요가 매매 수요보다 두드러졌다"며 "올해 1분기도 매매 수요 관망에 따라 임대차 시장 불안정성과 가격 상승 압력은 심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건정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건설경기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특히, 민간 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민간·부문 발주 위축 우려가 커지고, 건설 기업의 심리 악화 등 부정적 파급효과로 인해 경기가 위축된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공공·토목 부문은 재정 조기 집행 등으로 인해 실적이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건설투자는 역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실적 대비 1.2% 감소해 300조원을 밑돌 것으로 분석했다. 공공투자와 토목투자는 보합세를 보이고, 민간투자와 건물투자를 부진할 것으로 봤다.
환율 상승에 따른 건설경기 침체 우려도 제기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우려, 탄핵 정국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1470원에 육박한 상황이다. 환율 급등으로 인해 자잿값이 오르면 공사비는 뛰게 된다. 건정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환율이 상승하면서 수입 자재 상승률이 6%를 보이며, 국내 자재(0.2%)보다 가격 오름폭이 컸다.
환율이 오르면 대형 건설사보다 중소 건설사의 타격이 더 크다는 점도 짚었다. 대형 건설사는 자재를 연간이나 반기 단위로 계약해 고환율이 곧바로 미치는 영향이 적다. 중소 건설사는 환율에 따라 자재를 수입해 대형 건설사 대비 손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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