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영국의 한 40대 여성이 췌장암을 뒤늦게 발견해 결국 사망한 사연이 전해지면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췌장암은 전조를 포착하기 어려워 '소리 없는 살인마'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12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 선' 등 외신은 과거 췌장암으로 끝내 사망한 엠마 킹(43)의 사연을 전했다. 킹씨는 생전 규칙적으로 운동을 했으며, 러닝 동호회에 참가할 만큼 외부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그는 40세 생일을 맞이한 2017년부터 소화불량 증상을 겪기 시작했다. 더부룩한 느낌이 심해지자 병원을 갔지만, 그때마다 의료진은 배탈, 혹은 밀가루에 민감할 뿐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이후 킹씨는 급격한 체중 감소를 겪어 다시 병원을 찾았으나, 그때도 의료진은 추가 검사를 권하지 않았다고 한다.
2년간 배탈에 시달리던 킹씨는 2019년 건강 상태가 급속도로 악화했다. 그의 언니인 헤일리씨는 "엠마는 이게 단순한 소화불량이 아니라는 걸 직감했다"며 "그때야 CT 촬영을 받았고,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췌장에서 시작한 킹씨의 종양은 이미 간에도 전이된 상태였다. 의료진은 곧장 치료에 돌입했지만, 상태는 더욱 악화했다. 결국 킹씨는 2021년 눈을 감았다. 자매의 비극적인 죽음을 목격한 헤일리씨는 "현재 마라톤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췌장암 연구를 후원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더 많은 사람이 일찍 췌장암을 발견해야 한다"라며 "동생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췌장암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초기에 포착하기 어려워 '침묵의 살인마'라고도 불린다. 췌장암은 췌장에 악성 종양이 생기면서 나타나는데,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복통이나 체중 감소, 황달 등 증상을 겪는다고 한다.
췌장암 환자 중 90%가 복통을 호소하지만, 소화 불량 등 다른 증상과 구별하기 쉽지 않다. 다만 암이 전이되면서 허리 통증 같은 증상을 함께 겪기도 하며, 이유 없이 체중이 감소하거나 갑자기 당뇨가 생기면 의심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췌장암의 발생 원인은 아직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특정 유전자, 흡연, 심각한 비만 등이 발병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직계 가족 가운데 췌장암 환자가 있다면, 발생 가능성이 남들보다 큰 것으로 전해졌다. 또 췌장암은 초기 발현 이후 진행 속도가 매우 빨라 5년 내 생존 확률이 5%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초기에 포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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