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거주자 외화예금이 석 달 만에 늘었다. 지속적인 원·달러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에 무게가 더 실리면서 수출입 기업이 예비용 달러 자금 확보에 나선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4년 12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은 1013억달러로 전월 말 대비 28억7000만달러 늘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포함한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지난해 9월까지 4개월 연속 늘었다가, 10월 들어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2개월 연속 감소했다. 12월에도 원·달러 환율은 1400원 후반대까지 올랐으나,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수출입 기업이 예비용 자금 확보를 위해 달러화 예금을 늘리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통화별로 보면 달러화 예금, 유로화 예금이 전월 말 대비 각각 38억달러, 2억3000만달러 늘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달러화 예금은 수출입 기업의 예비용 자금 확보 등으로 증가했다"며 "유로화 예금의 경우 일부 기업의 매출 대금 일시 예치 등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엔화 예금은 11억9000만달러 줄었다.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엔화 예금 잔액을 달러 기준으로 환산 시 금액이 줄어들게 되는 비거래 요인을 비롯해, 원·엔 환율 상승에 따른 거주자 차익실현 등이 감소에 영향을 줬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해 11월 말 151.5엔에서 12월 말 157.0엔으로 5.5엔 올랐다. 원·100엔 환율 역시 같은 기간 920.9원에서 936.5원으로 15.6원 올랐다.

주체별로는 기업예금이 31억7000만달러 늘어 871억2000만달러를, 개인예금은 3억달러 줄어 141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이 28억9000만달러 증가했고 외은지점은 2000만달러 감소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